투자상품 빈곤의 시대라는 요즘, 유일하게 각광 받는 상품이 있다면 적립식 펀드다. 은행의 적금처럼 매월 꼬박꼬박 일정 금액을 납입하지만 고정 금리가 아니라 투자 실적에 따라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정액분할투자법을 사용해 주가의 단기 등락에 따른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요즘 같은 주식시장의 불안정기에 더욱 매력을 발하고 있다.적립식 펀드의 인기에 힘 입어 요즘 새삼 주목 받고 있는 상품이 증권사나 은행에서 판매하는 장기주택마련펀드(신탁)이다. 비과세와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기존 장기주택마련저축을 변형해 정기적으로 채권이나 주식 등에 투자해 그 실적으로 수익금을 돌려주는 투자 상품이다.
‘장기주택마련저축 + 적립식 펀드’ 상품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20~30대 급여 생활자들이 장기주택마련펀드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충고하고 있다.
▦상품 구조
장기주택마련펀드의 기본 상품 구조는 장기주택마련저축과 유사하다. 2006년 말까지만 가입할 수 있으며, 가입 대상은 만 18세 이상 무주택자 또는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1주택 소유자다. 단, 올해부터는 세대주만이 가입할 수 있다. 신탁 기간은 7년 이상 10년 이내. 모든 금융기관의 장기주택마련저축이나 펀드(신탁)를 합쳐 분기에 최대 300만원까지 불입할 수 있다. 최대 강점은 세금 혜택이다. 이자소득세가 전액 비과세되며 연간 불입금액의 40%, 최고 300만원까지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본인의 급여 수준에 따라 연말에 적게는 30만원에서 많게는 120만원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고수익 기대
기본적인 내용은 장기주택마련저축과 유사하지만 차이는 자금의 운용 방법에 있다. 확정 금리 상품인 장기주택마련저축과 달리 장기주택마련펀드는 고객 자산이 주식이나 채권으로 운용돼 그 실적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장기주택마련펀드의 주식 운용은 적립식 펀드와 마찬가지로 정액분할투자법에 따른다. 일정 금액을 일정 주기마다 주가와 관계없이 적금처럼 계속 투자해 주식의 매입 단가를 평준화시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투자 리스크는 줄어들고 장기적인 주식시장 상승기에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적립식 펀드가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장기 투자, 정기적인 분할 투자’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입 기간이 7~10년에 달하는 장기주택마련펀드는 적립식 펀드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최적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투자기간이 길어질수록 수익률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유의점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장기주택마련펀드가 정액분할투자를 통해 투자 위험을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여전히 투자 실적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실적배당상품이라는 점이다. 일정 부분의 투자 리스크는 감수해야 한다. 가입 기간에 주가가 오르지 못하고 계속 떨어지면 원금까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장기여유자금으로 가입하고, 정도를 벗어난 무리한 가입은 피하는 것이 좋다. 조흥은행 서춘수 재테크팀장은 “주가가 바닥 수준으로 떨어진 지금이 장기주택마련펀드 가입의 적기”라며 “가입 한도 내에서 안정적인 장기주택마련저축과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장기주택마련펀드에 7대 3 정도의 비율로 돈을 넣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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