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86세대 경제 무지론' 발언파장으로 불편한 관계였던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열린우리당 386세대 의원들이 내달 11일 만난다. 이광재 서갑원 백원우 등 우리당 친노(親盧) 직계그룹 386 의원 10명이 만든 '의정활동연구센터' 창립식에서 이 부총리가 강연을 하는 것이다.
양측간 만남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는 이광재 의원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이 의원은 25일 "모임의 활동방향을 경제에 집중하는 것으로 잡았기 때문에 경제사령탑을 초청해 우리 경제에 대한 진단과 해야 할 일 등에 대해 말씀을 듣자는 취지로 부탁했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창립식에서 40분의 강연과 30분의 질의응답을 할 예정이다.
양쪽은 모두 이번 만남이 최근의 상황과는 상관 없이 이뤄졌다고 주장한다. 이 의원은 "이미 20여일 전에 부탁해 승낙받은 일"이라고 밝혔고, 이 부총리의 핵심측근도 "최근의 갈등설과는 별개로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부총리와 386세대와의 갈등설, 이 부총리의 국민은행 자문료 파문, 386의 이헌재 흔들기설 등과 맞물려 단순한 만남으로 보는 이는 거의 없다. 긴장이 고조됐던 양측의 관계를 진정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자연스레 나온다. 특히 만남의 대상이 노 대통령의 최측근 386그룹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백원우 의원도 "정치적으로 해석하지는 말아달라"면서도 "이 부총리에게 부족한 것을 배우고 우리가 갖고 있는 나름의 '가치지향성'에 대해서도 말씀 드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해, 오해를 푸는 자리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 부총리가 어떤 내용을 풀어 놓을지도 관심사다. 일단 최근 자신의 발언에 대해 직접 해명까지 한 마당에 격한 표현은 쓰지 않을 듯하다.
그러나 '시장경제 회의론'까지 얘기하며 분배우선론을 비판한 이 부총리가 시장경제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386 의원들에게 충고의 말도 잊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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