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의 지도력과 비전을 부각시켜라." 미 민주당이 26일(현지시간)부터 4일간 보스턴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케리 띄우기'에 나선다.긍정론 펼 전당대회
민주당원들에게 보스턴 전당대회의 의미는 예비선거에서 압승한 존 케리 상원의원과 그가 러닝메이트로 지명한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을 민주당 정·부통령 후보로 공식화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새 지도력에 대한 갈구와 변화에 대한 두려움 사이에서 마음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에게 케리 의원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야말로 전당대회를 통해 얻고자 하는 민주당의 현실적 기대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국내에서는 더 강하고, 국제적으론 존경받는 미국'이라는 구호 아래 이번 대회의 초점을 낙관과 희망의 메시지에 맞출 계획이다. 케리 의원은 24일 아이오와주 유세에서 "오늘보다는 내일이 나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간직한 미국인들에게서 듣고 배우는 것이 이번 선거다"고 말했다.
미국의 미래를 위한 공약
무엇보다 케리 의원이 부시 대통령 보다 테러와의 전쟁을 잘 이끌 수 있다는 인상을 유권자들에게 남길 수 있느냐가 민주당 전당대회의 성공여부를 가를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는 베트남전 전쟁 영웅의 이미지와 20여년 외교·안보 분야 의정활동을 집중 부각함으로써 케리가 대통령이 되면 '줏대없는'총사령관이 될 것이라는 부시 진영의 공격을 차단할 계획이다.
보다 많은 일자리와 봉급, 의료보험 혜택의 확대, 중동산 석유 의존 탈피, 이민자 처우개선 등도 중산층을 껴안는 공약으로 제시된다. 동맹국의 소리에 보다 귀를 기울임으로써 전후 이라크 갈등을 치유하고 새로운 국제관계를 모색하겠다는 공약도 29일 후보 수락 연설의 앞머리에 오를 예정이다.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대회 중 채택할 '2004 정강정책'최종안에서 부시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불렀던 국가들을 '문제 국가들(problem states)'로 완곡하게 표현하고, 집권하면 북한 핵 해결을 위해 6자 회담과 대북 양자 대화를 병행할 것을 명시했다.
케리 알리기 행사
당의 결속을 이루고 케리 의원을 유권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민주당 안팎의 중량급 인사와 베트남전 참전 용사들이 조연 역할을 마다하지 않을 예정이다.
'미국의 미래를 위한 케리·에드워즈 플랜'을 주제로 열리는 첫날 행사의 첫 연사는 베트남전 참전 용사인 데이비드 앨스톤이 나선다. 지미 카터,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2000년 대선에 출마했던 앨 고어 전 부통령도 힘을 보탠다.
'힘과 봉사의 여생'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틀째 행사에는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를 비롯 예비선거 경쟁자들이 케리와 에드워즈 후보의 역정과 정치철학을 얘기한다. 사흘째인 28일은 부통령 후보 에드워즈 의원의 날이다.
4일째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 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군 사령관이 나서 분위기를 달군 뒤 케리 의원이 나서 후보 수락연설을 하는 것으로 행사는 절정을 이룬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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