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에 비해 우리나라의 노동비용이 아시아 주요 경쟁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고비용 구조는 기업투자 부진과 생산기지 해외이전의 핵심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2년 우리나라에서 종업원 1명이 1시간당 생산하는 부가가치는 16.80달러로 싱가포르(23.88달러) 홍콩(24.29달러) 대만(25.02달러)보다 크게 낮았다. 같은 시간을 일해도 생산성이 떨어져 창출되는 부가가치가 훨씬 적은 것이다. 하지만 1시간당 지불되는 노동비용은 우리나라가 9.16달러로, 싱가포르(7.27달러)나 홍콩(5.83달러) 대만(5.41달러)에 비해 훨씬 높았다. 생산성은 경쟁국보다 떨어지는데도 노동비용은 오히려 많은 상태다.
이에 따라 부가가치 대비 노동비용은 우리나라가 0.55배로 경쟁국을 압도했다. 싱가포르는 0.30배, 홍콩은 0.24배, 대만은 0.22배였다.
중국은 1인당시간당 부가가치가 3.74달러, 시간당 노동비용은 1.16달러로 부가가치 대비 노동비용은 0.30배다. 우리나라보다 부가가치 창출능력은 떨어지지만, 시간당 임금이 워낙 저렴해 부가가치 대비 노동비용은 우리나라보다 낮았다.
한은 관계자는 "생산성에 비해 너무 많은 노동비용이 지불되고 있다"며 "이런 고비용 구조가 국내 기업들의 투자기피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부가가치 창출능력에 비해 인건비 부담이 많다 보니 저금리 기조하에서도 기업수익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으며, 국내 신규투자기피에 따른 경기침체 및 성장잠재력 후퇴와 생산기지 해외이전으로 인한 산업공동화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