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1학기부터 초·중·고교 반경 200m 이내의 학교정화구역에서는 학생들의 학습권과 건강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시설의 건립이 공사 이전 단계부터 금지될 전망이다. 또 공사가 진행 중인 시설이라도 시·도지사가 학습권 침해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되면 공사 중지 및 철거 명령을 내릴 수 있게 된다.열린우리당 이종걸 의원 등 여야 의원 45명은 25일 이 같은 내용의 학교보건법 개정안을 최근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대기환경보전법 및 수질환경보전법에 의한 배출허용기준, 소음·진동규제법에 의한 규제기준을 초과해 학생들의 학습과 학교보건위생에 지장을 줄 '위험이 현저한 경우' 학교정화구역 안에서 시설 및 행위를 금지할 수 있도록 했다. 현행 학교보건법 제1조 1항은 학교정화구역 내 금지행위를 '학습과 학교보건위생에 (명백한) 지장을 주는 행위 및 시설'로 규정, 가능성이나 우려만으로 규제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개정안은 또 학교정화구역 안에 학습권과 건강을 침해할 현저한 우려가 있는 시설을 설치할 경우 시·도지사가 사전에 공사 중지나 철거 등의 명령을 내릴 수 있게 했다. 이렇게 되면 학교 부근에서 차고 골프연습장 등의 건설이 불가능해지며, 시·도 교육청이 학교부지를 고를 때도 공장이나 버스 종점 등을 피하게 된다.
이 의원 등은 제안서에서 "현행 학교보건법은 학생들의 학습권과 건강을 침해할 위험이 명백한 시설 및 행위에 대해서만 사후규제가 가능토록 해 규제가 실효를 못 거두고 있다"며 "사전 또는 공사 중에도 규제가 가능해야 하고 학습권 및 건강 침해 '우려'가 있는 시설까지 규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사후 철거는 비용이나 사회경제적 효율성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강제하기도 힘들다"며 "'위험이 현저한 경우'와 같이 판단기준이 애매모호해 분쟁의 소지가 있는 부분만 보완하면 입법화가 가능할 것 같다"고 밝혀 찬성 입장임을 내비쳤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도 "지금은 시설 등이 완공된 후에야 위험 여부를 판정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심한 소음이나 공해유발 시설로 학생들의 교육환경이나 건강이 침해를 받아도 사전규제할 방법이 없다"면서 국회의 법 개정 방침을 환영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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