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돌잔치 어떻게 하죠?” 아이 첫돌이 다가오면 초보 엄마의 고민은 자꾸만 커진다. 단출한 가족모임으로 끝나던 돌잔치가 3~4년 전부터 잘 짜여진 이벤트처럼 치러지는 것이 대세가 되었기 때문이다. 넓은 장소를 빌리고, 아이 사진과 풍선 등으로 아기자기하게 장식을 하고, 전문 사회자를 부르고….지나친 호들갑이라며 혀를 차는 사람도 있다. 아이에게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소중한 선물이라고 박수치는 사람도 있다. 이 틈에 낀 엄마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올 4월에 아이 돌잔치를 멋지게 치렀다는 서영주(33)씨의 경험담과 함께 돌잔치 ‘3개월 프로젝트’를 알아본다.
3개월전
“결혼 6년 만에 생긴 아이라 멋진 돌잔치를 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임신 때부터 주위 돌잔치에 자주 갔고 인터넷이나 엄마들에게서 입소문 난 곳을 알아봤어요. 평이 좋은 곳은 1년 전에 예약이 끝났더라구요. 단독홀이 있는지, DVD상영이 가능한지, 직원들은 친절한지를 보고 장소를 선택했어요. 그때가 아이 낳기 일주일 전이던가….”
우선 날을 정해 초대손님 명단을 작성한다. 가족 모임인지 이벤트 형식인지 결정해야 장소를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오붓한 가족모임엔 호텔 한정식집이나 갈비집, 이벤트식엔 뷔페나 페밀리 레스토랑이 적당하다. 실제 다른 사람이 돌잔치를 하는 시간에 맞춰 사전답사하는 것이 좋다. 또 풍선, 꽃, 돌상 등 강제사항이 있는지 알아본 뒤 할인혜택도 따져본다.
2개월전
“제가 할 수 있는 것과 전문업체에 의뢰해야 하는 것을 구분했어요. 답례품이나 DVD편집은 업체에 맡기고 사진보드, 초대장, 덕담카드 , 이벤트 보드는 직접 만들기로 했죠. 이때부터 사진작업을 할 수 있는 포토샵을 배웠어요. 가르쳐주는 인터넷 사이트가 많더라구요.”
식대, 사진, 이벤트, 의상, 답례품 등 돌잔치 항목을 작성해 미리 예산을 따진다. 또 브로마이드, 롤 스크린, 안내장, 초대장, 보드장식에 쓰일 아이 사진을 찍어둔다. 스냅 사진가, 사회자도 인터넷이나 돌잔치 경험이 있는 엄마들로부터 정보를 물어 예약한다.
한달전
“본격적으로 초대장, 사진보드, 부모님 감사장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업체에 맡기면 15만원이상이 들죠. 문방구에서 대부분의 재료, 심지어 감사장 양식도 팔더라구요. 그래서 3만원에 이 모든 걸 해결했죠.”
초대장, 탄생일보, 포스터, 덕담보드, 사진보드 등을 만들기로 했다면 필요한 자료를 준비해 업체에 의뢰하거나 직접 제작한다. 또 돌빔은 한복과 양복을 다 준비해야 돌 당일 아이의 다양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구매(3만~8만원)와 대여(보증금 2만원, 대여료 3만원 안팎)중 어느 것이 경제적인지 판단해 선택한다.
2주전
“초대장을 만들긴 했지만 친구나 직장 동료들에겐 돈 안 드는 이메일로 많이 보냈어요. 풍선장식은 너무 어수선해 보여 대신 조화를 놓기로 했구요. 또 돌잡이 응모 당첨경품은 그 동안 제가 받은 선물 중에서 안 뜯은 것을 백화점에서 포장만 다시 해 내놓았어요.”
초대장을 발송한다. 어른들께는 전화로 한 번 더 인사를 드린다. 풍선장식(15만~30만원)을 예약하고 돌떡 종류와 양을 결정해 떡집에 맞춘다. 인기 있는 답례품은 떡(4,000원 안팎)과 1,000~2,000원으로 마련할 수 있는 비누, 수건, 머그컵 등이다.
1주전
“덕담 카드를 너무 얇게 만들어 테이블에 세울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일일이 두꺼운 종이를 덧대 붙였는데 어찌나 힘들던지…. 돌상에 놓을 과일은 직접 샀어요. 잔치장소에서 준비해주는 과일은 볼품없고 턱없이 비싸기만 해서….”
탄생일보, 감사장 등의 인쇄를 끝내고 보드 작업도 마무리를 할 때다. 기저귀, 장난감, 유모차, 편한 옷 등 돌 당일 아이에게 필요한 용품을 체크하고 꼬마 손님들을 위해 고깔모자나 풍선을 따로 준비하는 것도 좋다. 또 덕담카드 등에 사용될 펜, 장식을 매달 낚시줄, 가위, 칼, 테이프도 챙긴다. 최종적으로 예약을 확인하고 돌 전날에는 아이를 푹 재운다.
당일
“2시간 미리 잔치장소에 갔어요. 손님들로 북적거리기 전에 아이와 가족들이 모여 돌상 사진을 찍을 수도 있고…. 제 한복은 언니 것을 빌렸어요. 사진은 사진가에게 맡기니 돌잡이 할 때 골프공 집는 모습을 앙증맞게 잘 잡아 주더라구요.”
자리는 가족, 친구, 직장동료 등으로 구분하면 손님들이 편하다. 엄마아빠는 손님맞이에 바쁘므로 대신 아이를 봐 줄 사람을 정해놓는 게 좋다. 사진은 친구나 가족이 찍어?되지만 인생에 단 한번뿐인 돌사진을 자칫 망칠 수도 있으므로 전문 사진가를 권한다. 가격은 원판, 스냅, 앨범, 액자 등을 패키지로 할 경우 25만~50만원.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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