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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 무더위… 어떤 음식 먹어야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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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 무더위… 어떤 음식 먹어야 좋을까

입력
2004.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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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의 무더위가 올 여름 강습한다고 하더니, 과연 그 말이 실감이 날 정도로 연일 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제 겨우 초복을 넘겼을 뿐이니 앞으로 견뎌내야 할 더위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머리가 뜨거워진다.날이 더워질수록 몸은 물 먹은 솜같이 무력해지고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을 정도로 만사가 귀찮아진다. 입맛도 예전 같지 않다. 흔히 ‘더위 먹었다’고 말하는데, 높은 기온에 몸이 적응하지 못하고 밸런스가 깨져서 생기는 증상이다.

우리 선조들은 이런 삼복의 무더위를 잊기 위해 주식(酒食)을 마련해 계곡을 찾아가 탁족(濁足)을 하며 하루를 보냈다. 삼복의 무더위를 극복하는 음식으로는 보신탕과 삼계탕을 비롯해 참외, 수박 등 과일과 호박, 팥죽 등을 먹었다. 하지만 삼복에 목욕을 하면 몸이 여윈다고 하여 아무리 더워도 목욕은 하지 않았다.

●한방에서는 보신탕·삼계탕·장어·추어탕·메밀…

한방에서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기운과 입맛이 없어지고 전신이 나른하면서 심하면 머리까지 아픈 서병(暑病) 혹은 주하병(注夏病)이 생기기 쉽다고 한다. 이런 증상을 완화하려면 음식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

여름 보양식의 대명사는 보신탕. 개고기는 돼지고기에 비해 지방질과 콜레스테롤이 적고 단백질 함량과 전체 열량은 다른 육류와 비슷하다. 보신탕의 장점은 무엇보다 소화가 잘 된다는 것.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분해돼 흡수되는데 개고기의 아미노산 조성이 사람과 가장 비슷하다는 이론이 있다.

한방에서는 보신탕이 오장육부를 안정시키고 남성의 양기를 돋우며 혈맥을 튼튼하게 하는 작용이 있다고 한다. 여성이 먹으면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고 냉대하증에도 효과가 있다.

삼계탕도 으뜸 보양식이다. 닭고기는 성질을 따뜻하게 하며 속을 데우고 원기를 돋운다. 삼계탕에 들어가는 인삼은 기를 보하고, 대추는 기력 증진에 좋고 마늘과 찹쌀은 비위와 장을 따뜻하게 보호한다.

뱀장어의 경우 여름과 가을에 맛이 좋으며 구워먹는 것이 강정식으로 효과가 있다. 다만 지방과 단백질 함유율이 높으므로 소화장애가 있으면 피해야 한다. 추어탕은 무더위로 느슨해진 소화관을 자극하며 함께 넣는 향신료인 산초는 습기를 제거해 더위를 이기는 데 도움을 준다.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섬유질 등이 골고루 함유된 메밀도 여름 음식으로 좋은데 특히 변비가 있는 고혈압, 당뇨병 환자에게 그만이다.

여름 과일과 채소를 빼놓으면 안된다. 수박은 이뇨작용을 도와 열을 식히고 비타민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오이는 영양가는 높지 않지만 체내 노폐물을 배설하는 알칼리성 식품이다. 이 밖에 복날 즐겨 먹는 호박은 소화흡수가 잘되고 불면증을 예방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도움말=경희대 한방병원 한방1내과 이장훈 교수>

■몸 축축 늘어질땐 단백질을 먹어라

몸 속 단백질을 사수하라

여름이면 피곤함과 무기력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다. 더위 탓으로 돌리기 일쑤지만 사실 단백질 부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강도 높은 운동이나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할 때는 체내에 저장된 글리코겐(포도당의 저장 형태)을 사용하는데, 이 때 글리코겐이 모자라면 근육에 있는 단백질을 사용해 영양분을 공급하게 된다.

따라서 활동량이 늘고 땀이 많이 나는 여름에는 단백질 소비가 증가하지만 우리나라 식단의 특성상 여름이면 단백질 섭취가 오히려 줄어들기 때문에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된다. 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은 “우리나라 사람은 일주일에 2~3회 고기를 구워 먹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정도로는 단백질이 부족하다”며 “단백질 섭취량을 더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단백질 제대로 먹으면 여름이 거뜬

단백질 섭취량은 체중 1㎏당 1g 정도가 적당하며 에너지 소비량의 15~20% 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단백질은 양보다도 완전 단백질, 필수 아미노산의 섭취비율이 더 중요하며, 상황에 따라 필요량은 달라질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식물성 단백질로 70%, 생선류를 포함한 육류 단백질에서 30%를 보충하는 것이다. 매일 우유, 달걀을 먹고 양질의 육류도 2~3일에 한 번씩 먹어야 한다.

여름철 음식 중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고 단백질 함량이 높은 음식은 콩국수다. 두유와 같은 콩즙류와 된장, 콩비지, 콩나물, 두부 등 콩으로 만든 음식은 단백질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항암, 항지혈, 항산화, 골다공증 예방, 알코올성 간경변 예방 등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삼성서울병원 조영연 영양파트장은 “콩 속의 피트산은 철에 의한 산화반응을 줄여 항암작용을 하며, 2%쯤 함유된 레시틴은 알코올성 간경변 예방효과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반면 여름철 인기 있는 시원한 메밀국수나 물냉면은 단백질 함유량 및 영양분이 적기 때문에 주식으로 자주 먹는 것은 좋지않다.

보신 음식, 지나치면 오히려 독

대다수의 사람들은 찜통 더위로 떨어진 원기를 회복하는 데 가장 좋은 식품으로 단연 보신탕을 꼽는다. 보신탕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삼계탕이 인기다. 장어, 갈비구이 등 고지방 고단백 음식도 이열치열의 효과를 낸다.

여름철 뜨거운 보양식은 몸을 따뜻하게 해 냉방병을 예방한다. 그러나 여름철 보양음식은 대부분 기름기가 많고 칼로리가 높다. 강남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최창진 교수는 “여름철 보양음식은 입맛을 돋우고 기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자주 섭취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최 교수는 “특히 비만에 고지혈증이나 지방간 증세가 있는 중년 남성이 보양식을 과다섭취하면 병이 악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동물성 단백질(포화지방산)을 너무 많이 먹으면 통풍이나 골다공증이 발병하기 쉬우며 당뇨병 환자에게는 신장합병증을 유발할 우려도 있다. 육류, 달걀 등에는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 있어 동맥경화증의 원인이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간경변증, 췌장염, 담석증 환자가 고지방, 고단백질 음식을 폭식하면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여름철 보양식은 동물성 지방이 많지 않은 것을 적절히 섭취하는 조리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삼계탕은 닭고기의 껍질을 벗겨 조리하고 국물을 반 정도만 마시면 지방 섭취를 줄일 수 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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