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단체 '검은 깃발'이 21일 케냐인 3명, 인도인 3명, 이집트인 1명 등 7명의 외국인 트럭운전사를 납치한 것을 시작으로 이라크 내에서 외국인 무차별 납치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케냐 정부는 22일 운송회사 KGL 직원인 자국민 3명이 인질로 잡혔다고 확인하고 이라크 내 자국민에게 지체 없이 이라크를 떠날 것을 요구했다.
이집트 정부는 자국민 1명이 납치됐다 풀려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납치가 재발한 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도 정부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미국의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22일 "이라크에서 외국인뿐 아니라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가 하루 평균 10∼30건씩 벌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납치가 '번창하는 사업'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집트를 방문 중인 이야드 알라위 이라크 임시정부 총리는 22일 "이라크 내 외국인 무장 세력과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강경 시아파 지도자인 무크타다 알 사드르도 "이슬람 율법을 어기고 피랍자들을 참수하는 자들을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인과 외국계 민간기업에 대한 위협이 확산되자 필리핀 정부의 조기 철군이 이라크 내 무장세력을 고무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22일 기자회견에서 "필리핀 정부는 인질 석방을 위해 비싼 대가를 치렀다"며 "이라크에서 외국인 납치활동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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