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Weekzine Free/웰빙여행-초정리 광천욕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Weekzine Free/웰빙여행-초정리 광천욕

입력
2004.07.24 00:00
0 0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유례없는 폭염이 이어질 것이라는 소식에 벌써부터 여름날 걱정이 앞선다. 다양한 피서법이 있겠지만 좀더 색다른 여름나기는 없을까.충북 청원군 내수읍 초정리로 향한다. 물 좋기로 이름난 곳이다. 지하에서 솟아나는 광천수로 목욕을 즐길 수 있다. 광천수는 미네랄을 비롯한 다양한 광물이 함유된 용천수. 지하에서 솟는 물이지만 평균 온도가 14~16도에 불과하다.

온천과 정반대인 셈이다. 전국 곳곳에 온천이 널렸지만 냉천욕(冷泉浴)이 가능한 곳은 초정리가 유일하다. 이 곳의 냉천욕은 특히 무더운 복날이나 백중 때에는 최고의 인기 아이템이었다.

수도권에서 간다면 중부고속도로를 이용, 증평IC에서 빠져 나와 북이면을 거쳐 내수읍까지 간 뒤, 511번 지방도를 지나 초정리에 도착한다. 초정리의 옛 지명은 초수(椒水)였다. 초는 산초나무를 의미한다.

추어탕의 맛을 낼 때 들어가는 향신료의 일종으로, 탁 쏘는듯한 매운 맛이 일품이다. 물에서 발생하는 탄산기포의 얼얼한 맛이 산초와 비슷하다고 해서 이런 지명이 생겼다.

● 광천수가 피부에 '톡톡톡' - 목욕 후에도 '얼얼얼'

물맛은 그렇다 치고 광천욕의 느낌은 어떨까. 현재 초정리 일대에서 광천탕을 운영하는 업소는 10여개. 이중 규모나 수질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알려진 초정약수스파텔을 찾았다.

한꺼번에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욕장시설이 갖춰져 있다. 온천수를 받아놓는 대형욕장에 광천수가 있는 것을 제외하면 일반 온천과 겉보기에는 다를 바가 없다. 광천수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목욕순서가 조금 다른 것이 특징.

우선 더운 물로 간단하게 샤워를 한 뒤 10~15분간 온탕욕으로 몸을 데운다. 건식 혹은 습식사우나에 5분 정도 들어가서 땀구멍이 확대시킨 뒤, 더운 물로 땀을 씻어낸 다음 본격적인 광천탕을 이용한다. 커진 모공속으로 다양한 미네랄성분이 침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다.

첫 느낌은 일반 목욕탕의 냉탕과 비슷하다. 10초 가량 지나니 몸 구석구석이 따끔거리기 시작했다. 광천수에 함유된 탄산기포가 터지면서 피부를 자극해서다. 민감한 부분은 따끔거리는 정도가 더욱 심하다.

처음 광천을 이용하는 사람은 1분을 견디지 못하고 물 밖으로 나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순간을 견디면 몸이 오히려 따뜻해지는 기분이 든다. 한 모금 들이키니 톡 쏘는 탄산특유의 맛이 알싸하다. 설탕 빠진 청량음료의 맛이다. 목욕을 마치고 나와도 한동안 얼얼한 느낌이 이어진다.

30년간 광천욕을 즐겼다는 이상준(68ㆍ충북 청원군 증평읍)씨는 “부스럼, 땀띠 등 가벼운 피부질환은 냉천욕 한번이면 모두 낫는다”며 “무더운 여름을 이기는 방법으로 광천욕만한 게 없다”고 자랑했다.

청원군이 관리운영하는 초정약수스파텔에는 60개의 객실도 갖추고 있어 가족단위 나들이객에게 인기가 있다. 일반실 9만9,000원, 스위트룸 22만원. 평일에는 30% 가량 할인된다. (043)210-9900. www.spatel.co.kr. 이밖에 초정약수원탕(043-213-6060), 초정천지탕(213-4004) 등에서도 광천욕을 할 수 있다. 요금은 성인 4,500원, 어린이 3,500원으로 동일하다.

국내 최고 클레이사격장에서 '탕탕탕'

이왕 나선 길 광천욕만 즐기고 가기에는 아쉽다. 멀지 않은 거리에 다양한 볼거리들이 널려있다.

10㎞ 이내 거리에 고 김기창 화백의 생가 운보의 집(043-213-0570)과 의암 손병희 선생의 유허지(251-3226)가 있다. 국내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클레이사격장을 갖춘 청원종합사격장(213-7041)은 레포츠팬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코스이다.

인근 미원군에는 청원군의 비경 옥화9경이 도로를 따라 펼쳐지며, 대청댐 내의 문의문화재단지와 청남대도 멀지 않다. 청원군청 문화공보과 (043)251-3229.

/초정(청원)=글ㆍ사진 한창만기자 cmhan@hk.co.kr

■어떻게 좋은가

초정리의 탄산수가 문헌에 처음 등장하는 것은 560년전 ‘동국여지승람’에서다.

세종대왕이 1444년(세종 26년) 초수에 행궁을 짓고, 3월과 7월 두차례에 걸쳐 117일간 머무르며 광천욕을 즐겼다고 한다. 이수봉의 ‘지봉유설’에는 전국의 수많은 초수 중 광주(廣州)와 청주의 물이 가장 유명하다고 기록돼있다.

세종대왕이 즐겼다는 광천 원수(原水)가 있는 초정영천에서는 지금도 매일 30톤 분량의 물이 솟아나고 있다. 이 물은 국내 유명 음료회사에서 가공과정을 거쳐, 생수 혹은 음료수로 시판하고 있다.

초정리 광천수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미국의 샤스타 광천, 영국의 나포리나스 광천과 함께 세계광천학회에서 인정한 세계 3대 광천수중 하나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