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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자 춘추]에디터는 지식의 연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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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자 춘추]에디터는 지식의 연금술사

입력
2004.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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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소설로는 브라질 작가 파울로 코엘료(56)의 '연금술사'가 맨 윗자리에 올라 있습니다. 1987년 출간 이후 전세계에 번역되어 2,000만부 이상 팔렸다는 책이지요. 우리나라에선 2001년 말에 처음 나왔는데, 오히려 올해 들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평범한 목동이던 주인공이 영혼의 연금술사로 다시 태어나는 여정을 그린 이 아름다운 소설을 보면서, 엉뚱하게도 저는 '책을 만드는 에디터야말로 현대의 연금술사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보를 축으로 움직이는 현대사회에서, 폭주하는 정보를 '편집'하여 가치 있는 정보로 바꾸는 일을 하는 것이 바로 에디터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코엘료의 소설처럼 작가가 필생의 심혈로 빚어놓은 콘텐츠, 그 자체가 무한한 가치를 창출하는 책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책은 원고가 독자들의 어떤 필요와 요구를 충족시켜 주는지를 찾아내고 그에 맞게 책을 꾸미는 '편집' 공정을 통해 비로소 가치를 얻게 되거나, 가치를 최대로 높이게 됩니다. 편집은 지식과 정보라는 무형의 자산을 '상품'이라는 황금으로 바꿔놓는 연금술인 셈이지요.

지금 출판산업은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종래의 영세성을 벗어나 급속히 기업화, 전문화되고 있는 것이지요. 더불어, 에디터라는 직종의 가치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고액 연봉자가 속속 출현하고, 하는 일의 범위도 멀티미디어를 아우르며 확장되고 있습니다. 출판을 선택하는 젊은 인재들이 늘어나고, 에디터라는 '직업인'의 길을 걷는 이들이 많아져서, 출판의 '황금시대'를 이끌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김민기 출판기획자·두앤비컨텐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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