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게, 그러나 힘차고 잽싸게, 도둑처럼 페달을 밟아라!"'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32·미국)이 팀(US포스탈) 동료 플로이드 랜디스에게 충고를 했다. 23일(한국시각) 2004투르 드 프랑스(프랑스 도로일주사이클대회) 알프스 산악코스 마지막인 17구간(204.5㎞). 전날까지 두 번의 산악구간 우승으로 종합우승을 눈 앞에 둔 암스트롱이 동료에게 구간 선두를 양보하겠다며 팁을 줬다.
랜디스는 암스트롱의 충고에 따라 '도둑처럼' 달렸지만 안드레아스 클로덴(28·독일) 등 추격자들의 견제를 견디지 못했다. 황제는 할 수 없이 오르막길을 치고 올라가 랜디스 등을 제치고 6시간11분52초로 골인했다. 구간 우승과 함께 종합선두를 3일째 이어갔다.
지난해 대회에서 암스트롱은 탈수증과 충돌사고에 시달렸으나 이번 대회에선 절정의 ‘무결점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랜디스의 의지를 북돋워 주려 했으나 오히려 그것이 나에게 힘이 되어 돌아왔다”며 “나의 승리가 그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의 웃음은 101년 역사 사이클 마라톤 대회의 6연패 신화를 기정사실화 했다.
복병 이반 바소(26ㆍ이탈리아)는 구간 4위로 들어왔으나 전체 순위에선 4분9초 뒤진 2위를 지켰고, 최대 라이벌 얀 울리히(30ㆍ독일)는 8분8초 뒤진 종합 4위에 머물렀다.
한편 경찰은 프랑스인으로 추정되는 64세의 노인이 22일 16구간 레이스를 지켜보던 중 40m 절벽 아래로 떨어져 숨져있는 것을 이날 발견했다고 밝혔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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