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탐방/ 강철민 등 글. A+중앙교육
●서울문화유산답사기/ 김해웅 글. 자음과 모음
●차차차 부자의 고궁답사기 1,2/ 차준용, 차승목 글. 미래M&B
조선시대의 궁은 왜 여럿일까. 동십자각은 무엇을 위한 건축물이며, 왜 경복궁과 한국일보사 사이의 큰 길에 홀로 서 있을까.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유명한 삼청동길이나 덕수궁 돌담길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광화문은 경복궁, 돈화문은 창덕궁의 남쪽에 있는데 대한문은 왜 덕수궁의 동쪽에 있는 걸까. 늘 보던 곳, 늘 가던 곳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하는 것이 답사이다. 그리고 답사에는 안내가 필요하다.
‘서울문화재탐방’은 문화재를 건축물ㆍ비석ㆍ다리ㆍ능ㆍ불상ㆍ탑 등 13개 항목으로 나누어 각각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한다. 예를 들어 건축물에서는 전통 목조건물의 특징과 맞배지붕, 팔작지붕과 같은 지붕의 형태, 지붕의 무게를 분산시키는 공포(栱包)에 대한 설명과 그 종류, 건물의 칸수 등 기본지식을 알려준다.
그리고는 서울을 중부권, 동부권 등 지역별로 나누어 궁궐, 성곽, 건축물, 성지, 다리 등 다양한 문화 유적으로 안내한다.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직접 발로 뛰어 엮어낸 책인 만큼 사회공부에 필요한 정보와 답사보고서 작성에 포함시킬 기본적인 사항도 제공한다.
‘서울문화유산답사기’는 좀 더 포괄적이다. 일반적인 답사기가 과거의 문화유산만을 다루는데 비해, 이 책은 1권에서는 문화유적을 안내하고 2권에서는 현재의 서울을 다룬다. 산ㆍ한강ㆍ지류ㆍ나무와 새ㆍ물고기 등의 자연유산과 박물관ㆍ미술관ㆍ도서관 같은 문화시설, 다리와 시장, 그리고 각 구에 대한 정보까지. 미래의 서울을 위하여 오늘의 서울을 어떻게 가꾸어야 할지 보여준다.
위의 책이 서울 문화유산에 대한 종합안내서라면 ‘차차차 부자의 고궁답사기’는 경복궁ㆍ창덕궁ㆍ창경궁ㆍ덕수궁과 종묘로 관심의 폭을 좁혀 꼼꼼하게 본다. 부자간의 대화로 엮은 내용은 궁궐에 대한 기본적인 탐구에서 전통문양 관찰로 이어진다. 답사 초기에 단청이나 담, 기와에서 문양을 발견하는 단순한 기쁨에서부터 차차 그 문양에 담긴 의미를 알아가고 나름대로 의문을 제시하는 안목을 가지게 되는 과정이 놀랍다. 책 말미의 용어해설도 도움이 된다.
우리가 문화유적을 답사하는 것은 과거의 단편적인 흔적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역사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문화와 그것이 현재 우리 삶에 어떻게 녹아있는지를 알고 싶어서다. 도심의 고즈넉한 공원 정도로 생각했던 궁궐, 이제 충분히 예습하고 찾아가 옛사람들이 속삭이는 이야기를 들으리라. 그런데 그러려면 우리의 궁궐도 좀 더 사람 사는 공간처럼 느껴지게 꾸며야 하지 않을까.
강은슬/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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