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실제 주인공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출신 '폰 트라프' 가문이 50여년 만에 부활한다.이 가족의 1대인 게오르그 폰 트라프와 마리아의 증손 소피아(15) 멜라니(14) 아만다(12) 저스틴(9)으로 이뤄진 '트라프가의 아이들'이 8월부터 세계와 미국 순회 공연에 나서는 것.
폰 트라프 집안은 퇴역군인으로 남작이었던 게오르그가 일곱 자녀의 가정교사인 견습수녀 마리아와 결혼한 뒤 1938년 독일 나치의 오스트리아 병합을 피해 미국으로 탈출하면서 유명한 음악 가족이 됐다. 이들은 트라프 가족합창단을 구성, 50년대 중반까지 전 세계를 돌며 음악 공연을 펼쳤고, 이들의 사연은 56년 독일에서 먼저 영화화 됐다.
미국에서도 59년 줄리 앤드루스가 마리아 역을 맡은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이 브로드웨이에서 1,443회나 공연되는 큰 인기를 끌었고, 역시 앤드루스가 주연한 1965년 동명 영화는 역사상 최고의 뮤지컬 영화로 평가 받았다.
트라프 집안이 영화와 뮤지컬 등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 의해 그려져 온 가문의 이름을 되찾기로 한 것은 2002년 '트라프가의 아이들'을 결성하면서부터. 같은 해 '에델바이스' 등 '사운드 오브 뮤직'의 낯익은 노래로 음반을 냈지만, 지금까지는 신문 방송에 출연하거나 콘서트 등에 잠시 얼굴을 비추는 정도였다.
'트라프가의 아이들'의 진짜 데뷔는 8월 뉴질랜드의 11개 도시, 오스트레일리아의 8개 도시 순회 공연에서 이루어질 예정. 이들은 이어 내년 5월까지 미국 20개 도시를 돌 계획이다. 현지 언론들의 반응은 뜨겁다. 오스트레일리아의 ABC방송과 인터넷 언론인 뉴스닷컴은 22일 '사운드 오브 뮤직이 새 세대에서 되살아 난다', '트라프 집안이 돌아온다'는 극적이며 감상적 표현으로 환영했다.
트라프가의 기대도 크다. 게오르그의 맏딸 아가테(영화의 리즐)는 아흔살을 넘겼지만 아이들에게 직접 독일 민요를 가르쳤고, 차남 베르너(영화의 쿠르트)는 아예 해외 투어를 따라다니며 뒷바라지를 할 계획. 아가테는 21일 "우리 꼬마들은 정말 음악성이 뛰어나요. 우리와 똑같은 재능을 가졌지요"라며 흐뭇해 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로스앤젤레스=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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