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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사이드/남중국해서 中―美 사상 최대 군사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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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사이드/남중국해서 中―美 사상 최대 군사훈련

입력
2004.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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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만해협 등 남중국해 일대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중국과 미국이 각각 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벌였거나 실시 중이기 때문이다.훈련장소가 다소 떨어져 있는 데다 양국 모두 상대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닌 연례행사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사실상 서로를 겨냥한 전쟁연습이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폭이 160㎞에 불과한 대만해협에서 동해, 남해, 북해의 3대 함대는 물론이고 공군 4개 부대와 제2포병(미사일 부대) 등 10만 명의 병력이 참가하는 대규모 육·해·공 합동 군사훈련에 들어갔다. 물론 훈련 목적은 대만해협 제공권 장악, 대만 상륙작전 등 한마디로 대만 침공이다. 이에 뒤질세라 대만은 21일 남부 타이난(臺南)의 고속도로를 비상활주로로 활용하는 군사훈련을 26년 만에 재개하는 등 전군이 비상에 돌입했다

여기에 미국은 키티호크 등 항공모함 7척과 전함 50척, 항공기 600대 등을 동원해 서태평양 등에서 '서머 펄스 2004'라는 대규모 해상훈련에 들어갔다. 미측은 이 훈련이 양안(兩岸)관계만을 가정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항모가 대만해안에 접근할 가능성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앞서 미 국방부는 양안 충돌에 대응하기 위한 위기 가상훈련인 '드래곤스 선더' 작전을 마쳤다.

이쯤 되면 중국이 총통선거를 앞둔 대만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고 미국이 항공모함을 파견했던 1996년 3월의 위기상황을 상기할 만하다. 실제 미중 양국은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선 공조해왔으나,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이 5월에 재선되고 2006년 독립을 위한 국민투표를 강행할 뜻을 밝힌 이후 거친 레토릭을 쏟아내며 불협화를 연출해왔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콘돌리사 라이스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등 중국지도부로부터 미국의 대만정책에 대한 불만만 잔뜩 듣고 돌아와야 했다.

중국은 특히 17일 미 하원이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를 허용하는 대만관계법 승인을 재천명하자 워싱턴 주재 대사까지 나서 "내정간섭 그만 하라"고 발끈했다. 그러나 이미 대만과 182억 달러 상당의 첨단무기 거래를 약속한 미국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맞받아쳤다. 여기에 미국은 대만이 지난달 실시한 '한광(漢光) 20' 군사훈련에 장교 60명을 파견하는 등 중국을 자극 해왔다.

그러나 미중 양국이 무력시위를 벌인다고 해서 1996년과 같은 위기상황이 닥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미국은 중국의 대미 경제의존도를 국제질서 구축의 지렛대로 활용하고 중국은 미국의 대테러전에 동승함으로써 경제발전이라는 내실을 기하는, 양국간에 되돌리기 어려운 '전략적 협조'체제가 점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2008년 올림픽, 2010년 상하이(上海) 박람회를 앞둔 중국으로선 미국과 정면으로 맞설 여유가 없다. 때문에 미중 양국의 으르렁거림이 '국내용'이라는 시각도 만만찮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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