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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작심한 "386발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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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작심한 "386발언" 왜?

입력
2004.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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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 대한 말을 삼가온 이헌재(사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말문을 열었다. 그것도 작심한 듯 여권내 386세대를 거침없이 성토하며 '자문료 파문'으로 불편해진 심기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던 도덕성 시비는 이제 386을 비롯한 정치권과의 갈등으로 번지며 이 부총리도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마지막 승부수'인가, 마음이 떠났는가. 평소 애매모호한 '그린스펀 화법'을 벤치마킹한다던 이 부총리가 19일 밤 기자들과 만나 "(정치권이) 그런 식으로 뒷다리를 잡아서야 시장경제가 되겠는가", "386에 충고 한마디 못하느냐"는 등 원색적인 직설화법을 쏟아낸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었다는 평이 많다.

이 부총리는 자문료 파문이 불거진 다음날인 18일 밤 재경부 간부 몇 명과 저녁식사를 할 때만 해도 "엔진이 꺼졌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전의(戰意)를 상실한 표정이 역력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이 때 동석한 간부들은 한결같이 "이 부총리가 아니면 경제가 망한다"며 "정치권이나 386에 대해 강하고 분명한 목소리를 내달라"고 주문을 했다고 한다. 이런 정황에 비춰볼 때 그의 발언은 국면을 전환하고 386세대에 둘러싸인 노무현 대통령의 의중을 확인하기 위한 일종의 승부수라는 해석이 많다. 그러나 단순한 심경 토로를 넘어서 "노 대통령의 철학을 존중하지만 내 나름의 방식도 중요하다"는 식의 강경 발언은 사실상 결별을 염두에 둔 수순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당장 여권에서는 이 부총리의 발언에 대한 불쾌한 반응이 흘러나오고 386의 반발도 불거지고 있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원은 이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범여권에 대한 인식을 나쁘게 만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386세대인 임종석 의원은 "그동안 업무에 대해 우리가 단 한번 시비 건 적도 없다"며 "대통령이 경제에 대한 권한을 다 주었는데 이제 와서 경제가 어렵다고 (부총리를) 못하겠다면 섭섭하고 서글픈 일이며, 원로로서 책임있는 행동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계안 제2정조위원장은 "우리당의 경제정책 기조는 친시장경제"라며 "분양원가공개 같은 경우는 주택시장 특성상 가격 기능에만 모든 것을 맡겨놓을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시장경제에 맞지 않는 정책으로 드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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