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 핵문제 등 양국간 현안에 대한 각각의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남북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문제의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 있는가.
노 대통령= 남북 정상회담과 같은 큰 행사는 정치하는 사람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행사이다. 그러나 북핵문제, 남북관계 진전에 얼마만큼 도움이 되느냐는 판단이 앞서야 한다. 미국의 태도가 결정적이다. 회담을 서두른다는 것은 결국 북핵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이다. 북한이 이 문제에 대해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자유롭게 남북관계에 대해 대화할 마음의 준비가 될 때라야 의미 있는 정상회담이 가능하다.
―북핵문제의 완결에 대해 한·미·일간 온도차이가 있는 것 같다.
고이즈미 총리 = 저의 임기는 2년 정도 있다. 그 사이에 평양선언에 따라 성실한 이행이 이뤄진다면 양국간 수교는 있을 수 있다. 저는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는다. 회담에서 노 대통령과 북핵이 완전히 폐기돼야 한다는데 완전히 의견을 같이 했다. 다만 대응에 대해서는 3국의 사정이 있을 것이다.
―역사인식, 야스쿠니 신사문제, 독도 문제 등 여러 현안이 남아있다. 이런 장벽을 어떻게 메워나갈 것인가.
노 ='혼삿날은 장삿말 하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는데, 좋은 날은 되도록 좋은 말만 하자는 뜻이다. 독도 문제에 관해서는 이런 자리에서 재론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정도로 말하겠다. 우리는 과거사 문제를, 새로운 합의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 한 공식적으로 제기하거나 쟁점화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것은 과거사문제가 말끔하게 해결됐기 때문이 아니라 이제 한일간, 그리고 동북아의 새로운 미래에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에 관해서는 한국 국민의 가슴에는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일본 국민 내부에서 이 같은 문제에 대한 좋은 지혜가 나오기를 바란다. /제주=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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