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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환갑을 맞이한 내 고향 야학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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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환갑을 맞이한 내 고향 야학 선생님

입력
2004.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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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이면 이 땅에 새마을운동이 시작되던 해이다. 그 해 그는 스물 일곱 나이에 고향에서 야학을 시작했다. 한글을 읽고 쓸 줄 모르는 아주머니들과 집안 형편이 어려워 중·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공장에서 일을 배우는 근로 청소년들이 하나, 둘 그의 야학으로 모여들었다.남의 창고건물을 빌려서,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집에서, 또 대학의 강의실을 빌려서 수업을 했다. 지금의 학교건물을 짓기까지 교실을 옮겨 다닌 것만도 아홉차례나 된다. 야학 때문에 결혼도 포기했다. 결혼을 하면 자기 혼자만의 의지가 아니라, 또 한 사람의 의지가 합쳐져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런 가운데 34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창고야학은 정식학교가 되고, 그때의 청년은 이 학교의 교장선생님이 되었다. 낮에는 한글입문과정인 중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반을 운영하고, 야간에는 여전히 예전의 야학정신 그대로 지난날 가정형편 때문에 배움을 중단했던 가정주부들과 근로청소년 140명이 중·고교 정규 교과과정을 배우고 있다.

강릉인문중고등학교의 김운기 교장선생님. 선생님 같은 분들이 계시기에 고향이 더욱 따뜻하고 든든합니다.

이순원/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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