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여행은 품위있는 연꽃으로 테마를 잡아보자. 번잡한 피서지와 달리 차분하면서도 그윽한 분위기에 취해볼 수 있다.덕진연못을 비롯해 전국의 연꽃 명소들이 9월초 찬바람이 불기 전까지 고결한 꽃잔치를 벌인다. 최근 들어 연꽃을 심는 사찰과 자치단체가 크게 늘어났고 7,8월 연꽃이 만개할 즈음에는 각 지역에서 준비한 연꽃 축제가 흥을 더한다.
● 김제 청운사
덕진연못의 연꽃이 붉은 홍련이라면 전북 김제의 청운사 연꽃은 순결한 백련이다. 연잎의 초록과 연꽃의 순백이 빚는 청아한 조화는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선(禪)의 경지에 젖게 한다. 전체 1만6,000여평의 연못은 백련과 연잎으로 가득하고, 아늑한 산세와 아담한 절집이 운치있게 어울린다.
청운사에서는 지날달 27일부터 두달 일정으로 하소백련축제가 열리고 있다. 각종 연 전시 및 사진전, 어린이 그림전이 열리고 연꽃차의 시음과 판매도 이뤄진다. 퍼포먼스와 무용, 음악회 등 주공연이 8월15일 재연된다. (063)544-0919
● 부여 궁남지
백제 무왕의 전설이 서린 궁남지의 1만여평 연못에서는 홍련, 백련, 수련 등 여러 종류의 연꽃을 한번에 만날 수 있다. 수련의 아름다움이 특히 빼어나 사진작가들이 빼놓지 않고 몰려드는 곳이다.
궁남지는 무왕이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가장 오래된 연못이다. 삼국사기에 ‘무왕 36년(634년)에 궁의 남쪽에 연못을 파고 20여리 되는 곳에서 물을 끌어들였고…’ 라는 기록이 남아있다.
하소백련축제가 열리고 있는 전북 김제의 청운사에 순백의 연꽃이 청아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올해로 2번째인 궁남지 연꽃축제는 23일 시작해 26일까지 4일간 궁남지 일원에서 개최된다. 클래식음악여행, 사물놀이, 서동과 선화공주 창극 등이 공연되고 25일에는 연꽃 전국 사진촬영대회도 열린다. (041)830-2252
● 전남 무안 회산방죽
무안 회산백련지는 10만평의 면적으로 백련 자생지로는 동양 최대를 자랑한다. 기네스북에도 올라 있다. 이곳 백련은 개화가 늦은 만생종으로 이달 말 꽃을 피우기 시작, 내달 중순 절정을 이룬다. 이때는 끝이 보이지 않는 드넓은 연못이 흰 연꽃으로 가득 찬 장관이 연출된다.
내달 14~22일 열리는 제8회 회산백련축제를 위해 무안군은 연못 주변에 장승 거리를 조성하고 잔디광장, 조명시설 등을 보완했다. 또 연못 속에서 연꽃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도록 나무 관찰데크와 나무 다리도 설치했다. 연못 안에 대형 수상무대가 설치돼 밤이면 콘서트나 국악한마당이 펼쳐질 예정이다. 무안군청 문화관광과 (061)450-5226
이밖에 전남 보성군 대원사에선 8월30일까지 자생 연꽃 100여종과 세계 각국의 수련 108종을 관찰할 수 있다. 경기 남양주시 봉선사는 23~25일 ‘연꽃, 그 물들지 않는 아름다움으로’를 주제로 백일장, 사진전, 산사음악회를 펼친다.
인천 강화군 선원사는 24일~8월1일 논두렁 연꽃축제를 개최, 논으로 만든 연못 5,000평에 다양한 연꽃을 선보이고 충남 태안군도 25일~8월15일 태안 연꽃축제를 열 계획이다.
/김제ㆍ부여=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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