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엔터테인먼트(대표 박동호)와 강우석 감독의 시네마서비스가 멀티플렉스 극장체인 프리머스 시네마 소유권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CJ측과 일부 영화인들은 "시네마서비스가 당초 약속까지 어겨가며 프리머스에 투기자본을 끌어들여 비싼 값에 되파는 장사를 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또 다른 일부 영화인들은 "CGV 체인을 갖고 있는 CJ가 프리머스까지 확보해 국내 영화산업을 독점하려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프리머스(스크린수 89개)는 영화투자배급사인 시네마서비스가 2002년 8월 설립한 극장 체인. CJ엔터테인먼트는 올해 4월 시네마서비스의 모회사인 플레너스를 800억원에 매입, CJ인터넷이라는 자회사를 설립함으로써 플레너스가 갖고 있던 프리머스 지분 50%를 비롯해 시네마서비스(100%), 세트 및 광고대행사인 아트서비스(60%) 지분을 확보했다.
문제는 4월 인수를 전후해 구두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MOU)를 통해 체결한 계약내용에 대해 양자간의 주장이 서로 다르다는 것.
시네마서비스측은 "MOU에 따르면 CJ는 10월말까지 프리머스를 비롯한 3개 회사를 강우석 감독에게 매각해야 하는데 CJ가 '3년 후 자신들이 프리머스를 되사는 전제조건이 붙지 않으면 프리머스를 매각할 수 없다'고 말을 바꾼 데 이어 당초 약속한 200억원 지원도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CJ측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프리머스 매각 후 3년 후 재매입' 조건은 올해 초부터 강 감독이 먼저 우리측에 제안한 것"이라며 "CJ가 프리머스를 강 감독에게 장부가로 싼 값에 매각한 후 3년 뒤 프리미엄을 붙여 재매입하겠다는 것이 당시 합의됐던 내용"이라고 밝혔다.
CJ측은 강 감독이 프리머스의 지분양도를 거부하는 것은 올들어 시네마서비스가 '실미도'로 번 돈을 이후 투자작품인 '하류인생' '바람의 전설' 등의 잇따른 흥행 참패로 모두 날려버리자, 프리머스의 경영권을 제3자에게 비싼 값에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꾀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강 감독측이 MOU 문구만으로 프리머스를 가져가려 한다면, 이전에 구두로 약속한 내용부터 지켜야 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그동안의 각종 회의자료와 참석자들의 증언을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프리머스 소유권에 대한 양자간의 입장차가 크기 때문에 협상을 통해서는 사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전망. CJ의 프리머스 인수는 이미 법적으로 완료된 상태이지만 향후 일부 영화인과 CJ간의 갈등은 물론 시네마서비스의 공중분해 가능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CJ측은 강 감독측이 프리머스 등의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증자를 실시하자 주식처분 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고, 시네마서비스는 전 직원이 사표를 낸 상황.
한편 사태를 바라보는 영화인들의 시각도 엇갈리고 있다. 영화인회의, 한국영화감독협회 등 12개 영화단체는 시네마서비스측에 동조, CJ그룹 앞으로 "프리머스 합병계획을 전면 철회하라"는 내용의 항의서한을 보냈다.
그러나 당초 이 서한 발송작업을 주도한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의 경우 일부 회원사의 반발로 후퇴, 일방적으로 한쪽 입장 만을 동조하는 동의서를 발송하지 않고, 대신 객관적으로 이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이번 주 내에 양자의 입장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키로 했다. 이에 대해 CJ측은 "22일 그 자리에 나가겠다"고 밝혔으나, 강 감독 측은 불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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