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구상 중인 고위공직자에 대한 반 부패 사정 시스템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천정배 원내대표가 1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공직사회 부패척결 프로그램으로 제시했던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설치, 공직자의 재산형성과정 공개, 돈세탁 흐름 추적, 내부고발자 보호 강화 등의 내용이 속속 채워지고 있다.
고위공직자 사정의 중심 축은 고위공직자 비리조사처. 국회의원과 판·검사, 행정부의 2∼3급 관료 등 4,500여명 정도의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독자적 수사권을 갖고 전방위 사정활동을 펼칠 전망이다.
주목되는 것은 고비처의 활동을 뒷받침하게 될 양 날개다. 공직자 윤리위원회와 금융정보 분석원(FIU)이 그것이다. 우리당이 추진하고 있는 공직자 윤리법 개정안이 시행 되면 재산형성 과정이 공개돼 이를 실사할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고비처에게 비리의 단서를 제공하는 기관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비리가 포착될 경우 공직자윤리위가 법무부 장관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수 있도록 한 공직자 윤리법 개정안도 이런 프로세스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우리당은 고비처 수사관이 공직자 윤리위에서 파견 근무를 하도록 하는 등 양 기관의 협력체제 구축 방안을 강구 중이다.
우리당은 대외 금융거래에 한정했던 금융정보분석원의 계좌 추적권을 국내 금융거래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돈세탁 방지법 개정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영장 없이도 검은 돈의 흐름을 추적할 수 있어 국내 금융기관에 은익된 불법자금을 적발할 수 있게 된다. 또 금융정보분석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정보를 중앙선관위에만 제공토록 한 현행 규정을 삭제하는 방안이 추진돼 고위공직자의 돈세탁 정보가 고비처에도 제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부패신고 보상금을 최대 20억원까지 확대하고, 내부 고발자의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의 부패방지법 개정안도 마련되고 있다. 그러나 고비처에 막강한 권한과 정보가 집중돼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이 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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