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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교육감 선거 개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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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교육감 선거 개혁해야

입력
2004.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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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26일 실시된다. 벌써부터 과열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번 출마자 전원이 구속된 교육감 불법선거가 더 이상 재현되지 않기를 기대한다.현재 교육감의 임기종료일은 시·도별로 다르다. 그래서 교육감 선거는 매년 실시되는 셈이며 이로 인한 혼란과 비용도 적지 않다. 특히 재정적 부담을 해소하려면 시, 도지사 및 지방의원 선거일을 기준으로 일원화를 추진해야 한다. 주민 직선 동시 선거는 지역 주민들에게 교육 자치와 일반 행정 자치를 대등하게 받아들이도록 해 주고 교육감이나 교육위원도 지역주민의 대표라는 정당성과 힘을 갖게 해 줄 것이다.

그런데 차기 서울시 교육감으로 예상되는 후보군에 왜 일찌감치 줄대기를 하는 경우가 많은가? 교육감 자리가 속칭 '꿀단지'이기 때문이다. 과거 여러 교육감 선거를 보면 몇 천만원을 담은 쇼핑백이 오가는 등 거액을 쓰고 선출된 경우가 있었다. 그러니 밑천을 뽑으려 하지 않겠는가? 교육감은 훌륭한 인격자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고 누가 보장하겠는가.

서울시 교육감을 보더라도 연간 4조5,000억가량의 예산 가운데 임의로 운영할 수 있는 액수가 무려 1,500억원에 이른다. 예산 편성 권한이 전혀 없는 교육부총리와는 질적으로 다를 뿐 아니라 서울시 2,210개 초중고교 교원 7만2,711명의 인사권을 해마다 두 차례씩 발휘하는 막강한 자리다. 가히 157만 명 교육계의 제왕이다. 이러니 교육계 최고의 '돈짱'이요 '꿀단지'라고 부르는 것이다.

앞으로는 절대 교육감이 젯밥에만 신경 쓰는 자리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국가 백년대계를 이끄는 교육 행정의 수장이 이런저런 구설에 오르는 식으로 타락해서는 안된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사교육비 부담을 덜기 위해 공교육 정상화를 아무리 외쳐 봐도 부작용만 생기는 현실을 통탄한다. 끝까지 교실을 지키겠다던 스타 선생님이 사제 간의 정리마저 뿌리치고 끝내 사설학원으로 가는 것이 오로지 돈 때문이었다면 차라리 우리의 마음은 편하다. 지연과 학연을 찾는 구시대적 교육감 후보들과 구태의연한 교육계 풍토에서 교사가 바르게 가르칠 수 없고 학생이 바르게 클 수 없으니 우리 교육에는 미래가 안 보인다.

교육감은 이제 민주적으로 선출됐다고 신성불가침의 독불장군으로 착각하지 말고 환골탈태해 혁명적인 정화작업을 해 나가야 한다. 수도 교육의 수장부터 돈짱, 꿀단지가 아닌 교육의 마당쇠, 샘물단지가 돼야 한다.

/조희영 서경대 동양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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