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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서울의 魂담긴 "골목" 계속 살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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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서울의 魂담긴 "골목" 계속 살리길

입력
2004.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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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에 처음 온 뉴욕의 직장 동료와 저녁식사를 했다. 나는 그에게 서울에 대한 느낌을 물어보았다. 그는 서울이 매우 국제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동시에 엉성한 도시계획으로 건물이 질서 없이 들어서 있는 것 같다고 했다.그는 거대한 고층빌딩과 작은 상가, 그리고 고궁이 한 거리에 들어서 있는 것도 보았다며 신기하다는 듯이 이야기했다. 뉴욕에서 온 미국인의 눈에는 이러한 건물의 조합이 다소 혼돈스럽고 잘못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모습이야말로 서울의 본질을 보여주는 독특함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이 독특한 도시인 이유를 든다면, 이처럼 전통이 느껴지는 역사적인 면과 현대적인 면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곳이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에 살면서 정말 마음에 들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운치 있는 골목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사무실이 밀집된 도심이나 젊음을 느낄 수 있는 신촌과 대학로, 또는 패션을 주도하는 명동이나 압구정 어디를 가도 오랜 세월 독특한 풍경을 형성해 온 골목의 미학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작은 골목 골목 사이에서 구미 당기는 식당이나 마음씨 좋은 노인이 운영하는 가게, 개발과 발전의 와중에서도 본래의 상태를 잃지 않은 가옥 등을 볼 때마다 숨겨진 보물을 발견하는 느낌이 들곤 했다. 게다가 이러한 풍경들은 그 지역만의 공동체 의식을 보여준다. 점차 거대한 현대식 빌딩들이 차갑게 온 도시를 지배하게 될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 이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런 운치 있는 골목들을 돌아다니면서 한국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한국의 발전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요즘 서울의 발전상을 보면 내심 아쉬운 점들이 있다. 새로 길을 내거나 새로 버스 운행 체계를 도입하는 과정, 또는 현대적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이러한 특색 있는 골목들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이 좀더 현대적이고 국제적인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 개발계획은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굳이 인간미 묻어나는 우리의 골목들을 희생시켜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구불구불한 골목들은 역사와 문화의 냄새를 맡을 수 있고 진짜 서울의 혼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계속 살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러한 골목길을 '개발을 위한 길'을 위해 버리게 된다면 서울의 진면목을 우리 시민들은 물론이고 세계인들도 알지 못하게 될 것이다. 때로는 복잡하고 덜 조직적이지만 문화와 전통이 담긴 이런 골목들이 오히려 서울을 진정 독특한 도시로 만든다는 점을 생각해 보길 바란다.

마가렛 키 미국인/에델만(홍보대행사)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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