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승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국회의원 친목연구단체인 ‘시장경제와 사회안전망 포럼’(대표의원 정덕구·열린우리당 의원) 심포지엄 축사를 통해 “성장·투자환경과 금융시장 변화를 볼 때 우리경제가 일본식 장기침체와 닮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박 총재는 “금융시장에선 한국은행이 돈을 풀어도 시중유동성은 별로 늘어나지 않고 금리움직임에 대해 통화량이나 투자가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경화(硬化)현상마저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총재는 한국경제의 문제점으로 “인구증가율이 1%에도 훨씬 못 미치고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9%에 달하면서 노동잠재력이 약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히고 “고비용구조가 고착화하고 사회욕구마저 높아지면서 국내투자가 경쟁력을 잃어가자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겨가 제조업 공동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총재는 “변화에 대한 우리경제의 대응이 지연된다면 구조적 문제들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큰 만큼 조속히 선순환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철 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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