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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찰의 과학수사 체계 구축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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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찰의 과학수사 체계 구축할 때다

입력
2004.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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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사회가 참혹한 연쇄 살인사건의 충격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수사 진행에 따라 희생자가 더 늘어나고, 범행과정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국민들은 엽기공포영화와도 같은 일이 생활 주변에서 현실화한데 대해 전율하고 있다.이 사건은 사회 안전망의 부재, 극단적으로 뒤틀린 사회의식과 소외계층의 문제 등 우리나라의 갖가지 병리 현상을 총체적으로 함축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직접적인 시민들의 분노와 불만은 도무지 신뢰할 수 없는 경찰력에 집중되고 있다. 매번 지적됐던 초동·공조수사의 부실은 어김없이 재현됐고, 사건 해결보다는 개별적 우발적 범행으로 사건을 축소시켜 당장의 파장만을 줄여 보려 급급한 구태도 바뀌지 않았다.

물론 경찰의 고충도 십분 이해한다. 피해자와 범인간에 아무 관련없는 '묻지마 살인'은 현장에 결정적인 증거가 남거나 목격자가 없는 한 추적수사 자체가 쉽지 않고, 더구나 이번처럼 피해자 상당수가 평소 잘 노출되지 않는 직업여성이라면 사건의 진행조차 감지하기 힘들다. 문제는 이런 무동기 범죄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고, 감(感)과 발에만 의존해 우범자나 동일수법 전과자를 탐문하는 등의 주먹구구식 수사로는 '현대범죄'에 대처할 수 없다는데 있다.

이번 사건은 경찰 시스템의 근본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방대한 자료축적과 분석능력, 첨단 감식기자재 확보와 활용, 전문적인 과학수사요원의 양성 등 지금까지 수없이 필요성이 제기돼 온 과학수사체계로의 개편이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된다. 이와 함께 여전히 수사경찰을 홀대하는 인사 승진시스템도 전면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현재 경찰혁신위원회에서의 논의도 방범과 수사에 모아져야 한다. 도대체 경찰에게 범죄를 예방하고 범인을 잡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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