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 민주당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선 후보들의 선거자금 모금 경쟁이 치열하다.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대선 후보는 20일까지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자금 모금 총액에 대한 신고를 앞두고 막판 '실탄 장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선거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 비용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976년 대선 당시 5억4,000만 달러였던 선거비용은 2000년에는 7배로 늘어나 39억 달러(한화 4조4,460억원 상당). 올해는 5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올 초만 해도 대선 후보들의 선거자금 모금 경쟁에서 부시는 압도적 우세를 유지했었다. 부시는 단숨에 1억 달러를 시드머니로 확보, 보스톤 저택을 담보로 한 대출금으로 선거에 뛰어든 케리에 일방적 우세를 보였다.
그러나 부시 정부가 이라크 전쟁의 수렁에서 허덕거리면서 판세가 뒤집어지기 시작했다. 케리는 그로부터 매일 100만 달러를 모아 3개월 동안 1억 달러를 모았고 4, 5월에는 부시의 지출을 훨씬 웃도는 홍보비를 썼다. 케리의 지지도가 높아지자 부시도 뒤질세라 8,500만 달러를 홍보 전에 쏟아 부었지만 아직 지지도의 재역전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선거자금 모금 방법도 뚜렷하게 구분된다.
부시의 선거자금은 주로 기업이나 부유층에 기반을 둔 '엘리트 머니'에 집중돼 있다. 부시 진영은 1인 당 최소 1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모금한 사람을 '파이어니어(개척자)'라고 불러 준다.
부시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1998년 이래 올 5월말까지 2억9,630만 달러의 선거자금 모금액 중 절반 이상이 631명의 '파이어니어'가 모금했을 정도. 당연히 '파이어니어'에는 기업CEO와 금융계 고위관계자, 워싱턴 로비스트 들이 집중 포진해 있다.
케리의 선거자금은 인터넷 등을 통한 '케이크 조각' 규모의 '대중 머니'다. 케리 진영은 6월말 이틀동안 인터넷으로 500만 달러를 모금하는 등 총 인터넷 모금액만 5,600만 달러에 달하고 있다.
6월말 현재 은행에 예치된 선거자금 잔고는 케리 3,400만 달러, 부시 6,400만 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역대 최고 기록이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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