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한 걸음이다.”1969년 7월20일, 아폴로 11호를 타고 인류 최초로 달에 첫 발을 내디딘 닐 암스트롱(1930~)이 남긴 말이다. 그의 ‘위대한 첫 걸음’으로 ‘방아 찧는 토끼가 사는 하얀 쪽배’의 낭만은 사라졌지만, 머지않아 일반인들도 마음대로 우주를 여행할 날이 오리라는 또 다른 꿈을 갖게 됐다.
그러나 세계사의 대사건에는 반드시 ‘음모론’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35년이 지난 지금도 우주와 신, 자연에 대한 기존의 관념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암스트롱의 ‘위대한 첫 걸음’이 ‘인류 최대의 사기극’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큐멘터리 전문 Q채널과 히스토리채널이 20~22일 마련한 달 착륙 35주년 특집방송 가운데,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이 조작설을 다룬 ‘아폴로는 달에 가지 않았다?’(Q채널 20일 오후 1시, 9시)이다.
달 착륙 조작설은 호사가들의 괜한 입방아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조작설을 지지하는 사람들 중에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포함돼 있다. 심지어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로 아폴로계획 고문을 맡았던 브라이언 오레리 같은 사람도 있다.
이들은 달 사진의 배경에 별이 하나도 없고, 공기가 없는 달에서 성조기가 휘날린 점, 달 사진에 나타난 그림자 각도가 제 각각인 점, ‘영웅’ 닐 암스트롱이 그 후 대중의 눈앞에서 홀연히 사라진 점 등을 그 근거로 제시해왔다.
이 프로그램에는 브라이언 오레리와 달 착륙 조작설 연구가 빌 케이싱, 그리고 NASA의 브라이언 웰치 대변인과 줄리언 셰어 전 대변인이 출연, 뜨거운 설전을 벌인다. 똑 부러진 결론은 없지만, 익히 알려진 조작설의 근거들 외에도 새롭고 그럴싸한 근거들을 놓고 이들이 펼치는 ‘진실게임’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하다.
때로는 실패한 꿈이 더 큰 감동을 안겨준다.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진 아폴로 13호 스토리가 그렇다. 아폴로 11, 12호에 이어 1970년 4월 발사된 아폴로 13호는 달로 항진하던 중 사령선의 치명적 고장으로 우주미아 신세가 됐다.
그러나 혼신의 노력 끝에 기적적으로 지구에 귀환했고, 역설적으로 미국의 높은 우주항공기술을 보여준 사례가 됐다.
히스토리채널이 20일 오전ㆍ오후 10시에 방송하는 ‘아폴로 13호’에서는 당시 아폴로 13호 선장 제임스 러벨, 조종사 프레드 헤이즈, 잭 스와이거트와 진 크랜츠 관제본부장 등이 출연, 발사에서 귀환에 이르는 5일 22시간 54분의 숨막히는 드라마를 더듬는다.
드라마틱한 이야기로 호기심을 채웠다면, 히스토리채널이 21, 21일 방송하는 2부작 ‘달 탐험, 우리에게 실패는 없다’(오전ㆍ오후 10시)를 통해 우주개척사를 차분히 돌아보자.
옛 소련이 1957년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961년 유리 가가린이 탄 인류 최초의 유인우주선을 쏘아올리며 우주개척에 한 발 앞서 나가자, 존 F 케네디는 우주개발을 국가목표로 선언한다.
그 후 미국과 옛 소련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벌인 우주개척전쟁,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은 우주개발에 대한 회의적 여론으로 아폴로계획이 1972년 아폴로 17호를 끝으로 갑작스레 종결되기까지 과정 등을 소개한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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