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낮 청와대 본관 1층 무궁화실. 간간이 함박 웃음이 터져 나왔다.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청와대를 출입하는 사진기자 15명을 불러 오찬을 함께 하는 자리였다. 행정수도 이전 문제 등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일부 언론 사이에 갈등이 첨예화하는 가운데 열렸지만 그런 긴장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권 여사와 기자들은 대통령 내외의 옷 고르기와 영상취재 에피소드 등을 화제로 웃음꽃을 피웠다. 권 여사는 "따뜻한 사진이 많이 나와 따뜻한 사회가 되는데 일조했으면 좋겠다"는 덕담을 했다. 권 여사가 기자들과 식사 모임을 가진 것은 올들어 처음인데 19일에는 방송사의 카메라 기자들과 오찬을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권 여사는 하루에 1시간 이상 신문을 읽고 시중 여론도 체크한다"며 "이를 토대로 종종 대통령에게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여사가 최근 서울시의 버스 혼란사태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에게 "좀더 준비하고 방학 때 해도 되는데, 무리하게 시작한 것 아니냐"고 말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권 여사는 평일에는 관저를 나와 본관 1층으로 출근해 영부인으로서 활동한다. 하지만 일요일이면 아내, 어머니, 할머니 역할을 하는 주부로 돌아간다. 권 여사는 평일엔 거의 요리를 하지 않는다. 영양 관리와 검식(檢食) 등을 위해 규정상 관저 요리사가 음식을 만들게 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요일 아침에는 직접 상을 차리는 경우가 많다. 노 대통령도 권 여사가 차려주는 일요일 아침 상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여사는 본래 해물탕, 삼계탕 등을 잘 만들지만 청와대의 아침 상에는 고구마, 감자, 과일, 빵 등을 올린다. 노 대통령 부부는 일요일에는 주로 관저를 찾아오는 아들 건호씨 부부와 손녀, 딸 정연씨 부부 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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