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이나 갤러리에는‘연소자 관람 불가’같은 표시가 없지만,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찾아가기 쉽지 않은 곳이다. 그래서 여름방학을 맞아 미술관과 갤러리들이 어린이를 위한, 또는 가족단위로 즐기기 좋은 전시를 특별히 마련했다.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이 23일부터 한달간 개최하는 ‘미술과 놀이Ⅱ’전은 방학용 기획을 표방한다. ‘현대미술은 난해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릴만한 ‘톡톡 튀는’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한국 현대미술 작품 150여점으로 구성해 가족이 함께 관람하기 좋은 전시라는 게 큐레이터 감윤조씨의 설명.
작년 여름방학때 개최한 ‘미술과 놀이Ⅰ’가 하루 2,000명 관람객이 다녀갈 정도로 호응을 얻었는데, 올해 전시는 그 속편인 셈이다.
놀이와 유희적 특성을 강조한 작품들의 모양새가 예사롭지 않다. 고무장갑, 면장갑을 오려 붙여 형상화한 산수화나 정물화(박병춘)가 있는가 하면 쌀이나 콩을 이어 붙여 만든 아인슈타인, 제인 구달 등 유명인의 초상화(이동재)가 나오고, 꼬리에 펜을 매단 강아지 인형을 작동시켜 잭슨 폴록의 작품을 연상시키는‘개 그림’을 얻어내기도 한다(이형주).
지난해에 이어 연속 출품한 안광준은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관람객이 직접 그림을 그리는 영상설치를 내놓고, 변시재는 관람객이 몸안의 위장같이 생긴 커다란 풍선 속에 들어가 신체탐험을 하게 하는 등 인터랙티브적 작품이 많은 것이 특징.
이승만 대통령부터 역대 대통령 조각상을 단상에 늘어놓고 동전을 넣으면 우스꽝스러운 말을 내뱉도록 한 ‘대통령 물먹이기’(이석영)같이 넘치는 위트는 현대미술과 거리감을 좁혀준다. 조채옥 이용덕 이기일 박용우 임 택 이송 추은영 김순희 김지혜 등 24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02)580-1515
● 아티누스갤러리는 초ㆍ중ㆍ고생을 대상으로 건축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건축가 모임‘K12’와 함께 22~ 26일 초등학생을 위한 건축교육프로그램‘나는야! 꼬마 건축가’를 마련한다.
박민수 박준호 박태홍 장성렬 전인호 조정구 홍성천 등 현역건축가 7명이 ‘건축가 역할놀이’‘구조의 이해, 빛과 색이 있는 공간’‘마을지도 그리기’‘도시 만들기’등을 주제로 실습지도, 어린이들과 함께 상상의 도시를 조성한다. 참여 건축가들의 작품과 이번 교육프로그램의 결과물을 모아 27일~8월13일 전시한다. (02)3141-4090
● 어린이를 위한 전시공간으로 3일 문을 연 강원 춘천시 남이섬 유니세프홀에서는 개관전 ‘꿈꾸는 나비’가 열리고 있다. 3차원 입체영상의 나비들을 직접 손으로 만져보고, 나비 및 다양한 곤충조각으로 벽화를 완성하는 등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직접 만지고 체험하는 전시.
‘아토마우스’ 캐릭터로 잘 알려진 작가 이동기, ‘동구리’ 캐릭터의 권기수, 설치작가 김태중 등 9명의 회화, 조각, 동영상 작품이 전시된다.
● 장애학생과 작가가 워크숍을 통해 공동창작한 작품을 소개하는, 경기 광주시 영은미술관의‘상상 이상-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어’전은 그 취지에서 공감을 일으킨다. 삼육재활학교 학생 15명과 곽윤주 윤유진 황성준 권종환 이돈순 임자혁 등 작가가 ‘상상’을 주제로 회화, 조각, 사진, 설치 등 20여점을 완성했다. 전시는 9월5일까지. (031)762-4189.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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