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5일 3차 6자회담 후 처음 열린 상원 외교위 동아·태 소위 청문회에 출석 "6자회담이 진행되면서 북한 핵 해법이 마련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말했다. 켈리 차관보는 그러나 "6자회담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북한은 핵무기를 계속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북한의 핵 포기 의사에 대해 의구심을 감추지 않았다.긍정론과 회의론이 교차한 켈리 차관보의 답변은 북한 핵 해결 방향에 대한 조지 W 부시 정부 내 강온파 간 이견의 단면을 드러내면서 향후 전개될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북한 제안 평가
켈리 차관보는 북한이 핵 동결의 보상으로 에너지 지원, 경제제재 해제, 테러지원국 명단 제외 등을 요구한 데 대해 "북한의 제안은 구체성이 없고 핵심 사안에서 모호하다는 것이 우리의 첫 평가"라며 "합의에 이르기는 아직 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핵 동결을 그 자체로 끝이 아니라 핵 폐기로 가는 첫 단계라고 말하는 등 일부 긍정적인 요소들이 있었다"며 "북한이 민간용 핵 프로그램 유지를 원한다고 말하면서도 핵 프로그램 대부분이 무기와 관련돼 있다고 인정한 것은 긍정적인 태도 변화"라고 말했다.
6자회담 전망
그는 6자회담의 궁극적인 방향에 대해선 낙관론을 폈다. 그러나 그는 "현 시점에서 북한이 진정으로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무역, 원조, 경제발전을 통해 진정한 평화와 번영을 얻기로 전략상 계산을 마쳤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해 북한의 진의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북한이 추가로 핵 물질을 처리하고 핵무기를 개발할 가능성은 높다"며 "이 과정에서 시간은 분명히 중요한 요소"라고 말해 협상의 지연이 북한 핵 무기 능력의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반영했다.
중국 역할 평가
켈리 차관보는 미·중 관계가 좋지만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역할에 일정한 선을 그었다. 북한의 핵 포기에 대한 중국의 절대적 압력을 기대했던 기존의 생각에서 일정한 거리감이 생겼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켈리 차관보는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와 동시에 한반도의 안정을 원하기 때문에 북한에 긍정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쪽으로 가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그런 방식이 효과가 있을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
남·북, 북·일 회담 평가
일부 외교위 의원들은 북한이 한국 일본과 직접 협상을 시도함으로써 미국과의 이간을 노리고 있지 않느냐는 우려를 나타냈다. 최근 남북, 북일 간의 빈번한 접촉이 6자회담을 통한 핵 문제 해결의 틀을 훼손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켈리 차관보는 이에 대해 "한국과 일본의 대북 양자대화는 북한의 핵 포기를 설득하는 창구가 됨으로써 우리의 북한 핵 해결 능력을 높여 준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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