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은 지난 10년간 구조조정을 거친 결과입니다. 흔히 장기불황이라고 하지만 정확히 말해 구조조정입니다. 노후 산업을 중국이 사갔고, 일본의 산업구조는 젊어졌습니다. 한국도 앞으로 10년은 구조조정을 거쳐야 할 것입니다."세계적 경영 컨설턴트인 오마에 겐이치(大前硏一·61·사진)미 UCLA대 대학원 교수는 한국이 일본식 구조조정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16일 롯데그룹이 개최한 '한국에서의 사업전개 방향' 세미나 참석차 방한한 그는 "한국의 최첨단 산업까지 중국으로 간 것은 문제"라며 "최근 한국 수출의 증가는 중국에서 조립한 제품을 부산으로 실어와 내보낸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차피 한국의 제조업은 임금이 싼 중국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결국 한국 경제의 돌파구는 지식산업, 서비스업에 중심을 두고 지식경영과 인재육성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예의 쓴 소리를 던졌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라는 개념을 기자의 설명을 듣고서야 겨우 이해한 그는 "집값을 잡는 것과는 무관하다"고 일축했다. "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릅니다. 자유시장 경제에서 좋은 입지에 좋은 아파트를 지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죠. 비용을 절감토록 도와주는 정책이라면 모를까 원가공개를 통해 가격을 규제한다는 것은 공산주의식 발상입니다."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서도 "북한의 공격 위험에서 조금 안전해지는 것 외에 경제적 이득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의 인재풀에 대해선 후한 점수를 주었다. 그는 "어려운 때일수록 인재가 만들어지는 법"이라며 "10년 전 한국 대학생들에 비하면 영어도 훨씬 잘하고 학식도 뛰어나 이번에 함께 온 일본인들이 보면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고위 경영간부들의 모임인 '비즈니스 브레이크스루 향연회' 회원 75명과 함께 내한한 그는 2박3일 일정으로 롯데 삼성전자 KT 고려대 이화여대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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