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이론의 한국 경제Ⅱ김광수 경제연구소 지음ㆍ발행, 3만원
지난해 5월 이 책의 1권이 출간되자 많은 관심을 끌었다. 우선 김광수 경제연구소는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당시 이헌재 전 재정경제부 장관과 김진표 재경부 장관이 각각 ‘추천의 글’을 썼다. 매우 이례적이다. 경제관료들이나 경제 전문가들에게는 반드시 읽어야 할 보고서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소가 다시 같은 제목으로 2권을 냈다. 이번에도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추천의 글을 썼다. 한국경제를 다룬 책은 무수히 많다. 그 가운데 이 책의 강점은 단지 현상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는데 있다. “이 책은 시장경제 시스템의 큰 틀 속에서 현실의 다양한 문제들에 논리적으로 접근해 가는 방법론이 뛰어나다.
비판은 명확한 논리와 근거 그리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생산적인 비판이 된다. 적어도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비판의 기본자세를 먼저 갖추어야 한다”는 이 부총리의 말이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관련되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그런 바탕에서 조그만 민간 연구소가 큰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한국과 미국, 일본의 비교분석을 중심으로 우리경제의 현실과 이론을 설명하고 있다. 부동산투기, 미국 부동산경제, 신용카드 버블, 경기변동, 균형발전, 산업클러스터 전략, 한미일 3국의 기술혁신 역량비교, 주 5일제 문제, 정부구조개혁 등 범위가 광범위하다.
여러 주제 중에서 특히 눈길이 가는 것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부분이다. 대통령 탄핵소추사태와 관련해 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논하고 있다.
공동체 선을 강조하는 진보주의적 정치성향과 개인 선을 강조하는 보수주의적 경제성향이 상호역학적인 견제를 바탕으로 조화로운 균형을 이룬 국가일수록 가장 이상적인 정치경제 발전을 이루어 오고 있다는 역사적 경험을 근거로, 정치경제체제의 가장 이상적 결합형태는 정치적으로는 진보적이고, 경제적으로는 보수주의적인 민주주의-시장경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언론에 대해서도 한마디하고 있다. 언론이 사회의 민주주의-시장경제발전을 위한 공기(公器)로서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언론 스스로가 끊임없이 객관성과 공정성, 전문성을 입증하고 일반 대중으로부터 검증받는 것을 주저하거나 거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이러한 지적들은 이 책이 현실문제를 나름대로의 잣대를 가지고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 경제가 위기라고 한다. 도처에서 현 상황이 외환위기 직후보다 더 어렵다고 난리다. 도대체 우리 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 불황에서 벗어날 방안은 있는가. 모처럼 휴가를 맞아 이런 골치 아픈 문제들을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내버려 둘 수도 없다. 조금은 무거운 주제지만, 시간을 내 곰곰이 읽어볼 책이다.
이상호/논설위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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