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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인들이 쓰는 CF 이야기] 단순한 메세지일수록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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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인들이 쓰는 CF 이야기] 단순한 메세지일수록 효과적

입력
2004.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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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에서 전하는 가르침 가운데 “버리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있다. 광고도 마찬가지다. 가지치기를 잘해야 알이 굵은 과실을 얻을 수 있듯이 15초 내에 승부를 내야 하는 TV CF의 핵심도 사실은 ‘제대로 버리기를 통한 단순화’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실제 광고제작 과정에서 ‘단순화’ 작업은 결코 쉬운게 아니다.일반적으로 15초 분량의 TV CF 한 편을 촬영하며 소요되는 필름은 약 5,000 피트(1,524m) 정도. 하지만 15초 광고에 들어가는 필름은 25 피트(7.62m)면 충분하다. 다시 말해 5,000 피트 중의 25 피트, 즉 ‘200분의 1’을 위해 ‘200분의 199’는 성공적인 버리기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200분의 1’에서는 또 버려질 게 없을까. 대답은 “여전히 버릴 것이 많다”이다. 사실 제한적인 시간 안에 제품도 잘 보이게, 정보도 충분하게, 카피도 돋보이게 하려고 안간힘을 쓰다 보면 메시지는 힘을 잃고 만다. 결국 좋은 광고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15초 내에 많은 것을 담겠다는 욕심부터 버려야 한다. 마음을 비웠다면 벌써 절반은 성공에 이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선보이고 있는 인텔의 TV CF는 성공적인 버리기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무선’이 제공하는 생활의 편리함을 보여주기 위해 ‘인텔 센트리노’의 BI(Brand Identity)가 종이비행기가 되어 화면 가득한 전기줄을 잘라낸다.

인텔의 기술력을 ‘무선’이라는 하나의 코드로 심플하게 보여준 것이다. ‘긴 통화는 KT 전화’라는 단순한 메시지로 캠페인을 전개한 바 있는 KT CF도 주목할 만하다. 이동전화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유선전화의 요금 메리트로 광고 컨셉을 집중시켰다.

샘표식품의 ‘참숯으로 두 번 거른 양조간장’ CF(사진)도 눈에 띈다. 광고의 ‘주연’은 제품 자체라는 사실에 주목해 군더더기를 쏙 빼고 부각시키고자 하는 제품 만 충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물론 소비자가 보기에 지루하지 않고 극적인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일본 최고의 제품 촬영팀을 동원해 특수촬영을 했다.

만일 욕심을 내서 이국적인 배경을 깔고, 모델 분위기도 살렸다면 지금처럼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을까.

사회가 복잡해지고 각종 미디어에서 쏟아내는 광고량이 많아질수록 광고 메시지의 힘은 고객이 가장 원하는 단 한마디에 실려야 한다. 복잡한 광고는 시선을 고정시키기 보다 오히려 더 멀어지게 한다.

사물을 단순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한 곳이 어디 광고제작 뿐이랴. 오늘을 사는 이들에게도 어제보다 오늘을 좀더 단순하게 바라볼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할 듯 싶다.

/이영기ㆍ휘닉스컴 광고3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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