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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틀러委, 블레어에 면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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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틀러委, 블레어에 면죄부?

입력
2004.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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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이라크 관련 정보를 왜곡했는지 여부를 조사해온 버틀러 위원회는 13일 정보기관들이 작성한 일부 문건이 정당화할 수 없거나 반드시 첨부됐어야 할 주의사항, 설명 등을 생략한 채 발표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보고서는 또 총리실이 국가운영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을 협의하면서 회의록도 작성하지 않는 등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운영해 온 점도 지적했다.내각 사무처 장관을 역임한 버틀러 경은 2월부터 6개월간의 조사를 통해 작성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으나, 총리실이 이라크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정보를 고의로 과장했다는 BBC 방송 보도를 입증할 직접적 증거는 발견할 수 없었다고 결론지었다.

버틀러 위원회가 토니 블레어 정부의 실수를 인정했지만 블레어 총리의 정치생명을 끊을 수 있는 치명적인 내용은 제기하지 않음에 따라 보고서가 블레어 총리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정치용에 불과했다는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블레어 총리는 이에 따라 "많은 교훈을 얻었지만 그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국민의 양해를 구하는 선에서 정국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버틀러 위원회는 블레어 총리와 측근들이 이라크의 WMD와 관련해 거짓말을 했으며 불법적인 전쟁을 벌였다는 최악의 평가는 내리지 않았다. 블레어 총리가 정보를 잘못 이용했다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한편 블레어 총리는 이날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회담한 뒤 "후세인을 제거했기 때문에 세계는 더욱 안전해졌다"며 이라크 침공 결정을 옹호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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