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 상품은 결국 웰빙 상품이다. 최근 인터넷 쇼핑몰 옥션(www.auction.com)은 올 상반기 가장 반응이 좋았던 히트 상품 베스트 10을 발표했다. 삼성패션연구소 이유순수석연구원은 “우리의 소비 문화는 웰빙이라는 개념으로 요약되며, 히트 상품 목록은 이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10대 히트 상품 중에는 먼저 알록달록한 색깔의 ‘패션 추리닝(트레이닝복)’이 눈길을 끈다. “추리닝일 뿐”이라고 폄하한다면 몰라도 한참 모르는 소리. 상반기에만 28만벌이 팔린, ‘캐포츠(캐주얼+스포츠) 유행’의 대명사다.
다채로운 색상의 ‘스트랩 슈즈’는 9만8,000켤레가 팔렸다. 말랑말랑한 반투명의 ‘젤리 백’도 1만3,000여개가 팔려 유행을 새삼 확인시켜 주었다. 3가지 패션 상품 모두 분홍, 파랑, 연두 등 컬러풀한 색상이 특징인데 이는 새천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낙천적 트렌드를 대변한다.
반신욕, 요가, 건강식의 유행을 반영한 욕조 덮개, 요가 매트, 분말 청국장은 각각 2만~3만개가 팔렸다. MP3 플레이어 ‘아이리버 iFP-390T’(22만원), 카메라ㆍ뮤직폰 기능이 탑재된 휴대폰 ‘스카이 IM6400’(30만~36만원), 자동차 GPS(13만~16만원) 등은 고가에 속하는데도 인기를 끌었다. 이밖에 브리즈 기저귀가 저렴한 가격에 힘입어 인기를 끌었다.
이유순연구원은 “패션 트렌드는 스포츠를 빼면 말할 게 없을 정도인데, 그 위에 레저라는 상위개념이 있고, 최상위에 웰빙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한다.
즉, 건강, 여유, 레저를 추구하는 웰빙 소비가 결국 실용적인 스포츠 패션, 요가 상품, 건강 상품 등이 유행하게 된 것이다. 젤리 백을 예로 들면 말랑말랑해 아무거나 많이 집어넣을 수 있고 캐주얼과 정장에 두루 어울려 ‘일과 여가의 경계 상품’이라는 점이 바로 유행 포인트다.
흥미로운 사실 한가지. 인터넷 쇼핑몰에선 카피 제품이 많이 팔리는데 젤리 백이 이탈리아제를 카피한 반면 패션 추리닝은 순수 국내 브랜드 EXR의 아류다. EXR은 ‘캐포츠’라는 용어를 만들고 시장을 창출함으로써 2년만에 1,000억 매출을 달성한 선구적 브랜드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