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은 가깝다. 비행기로 인천공항을 출발 4시간 안팎이면 첵랍콕 공항에 도착한다. 밤잠을 조금만 줄인다면 금요일 밤 훌쩍 떠나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새벽에 돌아오기에 충분하다. 굳이 휴가를 낼 필요가 없는 해외여행이다.금요일 저녁부터 쉬는 이른바 주5일 근무시대다. 날이 더우면 집에서 잠으로 피로를 풀고 시원하면 밖으로 나가 친구와 회포를 풀기에 좋다. 그러다 지루하면 객기를 발동해 홍콩행 비행기에 오르자. 2박4일 올빼미 여행의 시작이다.
보통 홍콩에 토요일 새벽1시 도착, 월요일 새벽 2시에 인천으로 출발한다. 주어진 시간은 만 이틀. 하루씩 테마를 잡아보자. 홍콩 여행의 투톱은 쇼핑과 야경이니 하루에 하나씩 해치우는 것이 좋다.
● 쇼핑
홍콩은 지금 여름 세일 중이다. 전 지역에서 술과 담배를 제외하고 면세인 덕에 다른 나라보다 늘 제품가격이 싸지만 비수기인 여름과 성수기인 겨울에는 쇼핑 페스티벌을 열어 추가 세일이벤트를 연다. 6,300여개 상점이 참가한 올 여름 세일은 8월 말까지 계속된다.
홍콩의 쇼핑 지역은 따로 구분할 필요가 없다. 도시 전체가 쇼핑센터다. 하지만 명품 등 유명 브랜드들이 모여 있는 곳과 재래시장이 모여있는 곳은 나뉜다. 홍콩섬의 센트럴 지역과 주룽 반도의 캔톤 로드는 명품 거리로 유명하다.
센트럴 지하철(MTR)역 근처 빽빽이 서있는 마천루들의 지상1~5층은 대부분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쇼핑몰. 센트럴 지역의 건물들은 도보로 이동할 수 있도록 연결 다리로 이어져 있어 습도와 온도가 높아도 땀 한방울 흘리지 않고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캔톤 로드는 길을 따라 유명 브랜드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건물 안에서만 돌아다니기가 답답하면 거리를 걸으며 눈요기하기 좋다.
대규모 재래 시장은 주룽반도 쪽에 몰려 있다. 템플 스트리트의 야시장과 몽콕 인근이 가볼만 하다. 템플스트리트에서는 기념품을 사기 적당하다. 몽콕은 구역별로 다루고 있는 상품이 다양하다.
금붕어, 꽃, 새 등을 모여서 팔고 있다. 또 몽콕은 한국의 이화여대 앞, 남대문 시장을 합쳐 놓은 것과 같이 이런저런 보세품을 많이 판다. 밤 늦도록 영업하는 덕에 낮에는 명품, 밤에는 재래시장 쇼핑을 나누어 하면 된다.
● 야경 및 시내 관광
홍콩의 야경은 100만불짜리다. 좁은 지역에 다양하게 생긴 고층 건물들이 밀집해 있는 덕이다. 홍콩섬에 있는 18개 마천루들은 매일 저녁8시 18분간 꼭대기에서 레이저 쇼를 펼치고 폭죽을 터뜨린다. 주룽반도 침사추이 지역에 있는 연인의 거리가 이 쇼를 볼 수 있는 최고의 명당. 연인의 거리 바로 옆에는 4월 스타의 거리가 조성됐다.
청룽, 저우룬파 등 홍콩 유명 영화배우들의 핸드프린팅 등이 있다. 연인의 거리 바로 뒤에 있는 홍콩문화센터에서는 오후7시30분, 8시30분, 9시30분 하루에 세 번 조명과 분수를 이용한 쇼를 하기도 한다.
야경을 높은 곳에서 감상하고 싶다면 홍콩섬의 빅토리아 피크가 좋다. 이곳에서 보는 홍콩섬의 야경은 환상 그 자체다. 자그마한 케익 위에 불켜진 촛불 수백여개를 빽빽이 꽂아놓은 듯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눈이 부시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까지는 시내 구석구석을 둘러보면 된다. 골동품을 파는 헐리우드 거리나 깔끔한 음식점들이 모여있는 소호, 도심 한가운데 있는 성존스 성당, 세계 최장 옥외 에스컬레이터 등은 모두 걸어서 돌아볼 수 있다. 홍콩 섬 남쪽에 있는 테마테크 오션파크나 수입 모래를 깔아놓아 깔끔한 해수욕장 리펄스 베이에서 반나절을 즐길 수도 있다.
홍콩 여행에서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다양한 음식이다. 2001년부터 매년 ‘베스트 오브 베스트 레스토랑’ 행사를 개최하는데, 홍콩 관광청은 행사에 입상한 식당들을 자세하게 소개하는 책자를 제공한다. 관광 도중 출출해지면 입에 당기는 음식을 고른 후 최고의 솜씨를 자랑하는 식당에 가서 최고의 맛을 볼 수 있다.
반드시 참고해야 할 것은 홍콩의 여름은 덥다는 것. 기온이 섭씨 30도를 넘나들 뿐 아니라 습도도 80%를 훌쩍 넘는다. 도시 전체가 습식 사우나라고 할만하다. 하지만 그만큼 홍콩은 시원하다. 어느 곳을 가더라도 냉방시설이 완벽하다. 반팔에 덧입을 얇은 긴 팔 옷은 필수. 소나기가 잦으니 우산도 필수.
● 여행상품
투어닷코리아(www.tour.co.krㆍ02-723-0094)와 여행박사(www.tourbaksa.co.krㆍ730-6166)가 2박4일 일정으로 왕복항공료와 1급호텔 2박 포함한 ‘홍콩 올빼미여행’ 상품을 34만9,000~39만9,000원에 내놨다.
/홍콩=최영윤기자 daln6p@hk.co.kr
■신기한 탈거리도 많네
홍콩은 걸어서 돌아다니는 곳이다. 웬만한 구경거리는 지하철(MTR) 다섯 정거장 이내에 모두 모여 있다. 그렇다고 푹푹 찌는 날씨에 걸어만 다닐 수는 없다. 국내에는 없는 신기한 탈거리가 많다. 번갈아 골라 타보자.
● 피크 트램(Peak Tram)
홍콩섬의 센트럴 지역에서 빅토리아 피크를 잇는 일종의 기차다. 최대 40도에 이르는 경사를 오른다. 1888년부터 사용된 홍콩의 가장 오래된 대중교통 수단으로 100년이 넘는 동안 단 한건의 안전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 피크로 올라가면서 펼쳐지는 전경이 장관이다. 오른쪽에 타야 홍콩의 전경을 쉽게 볼 수 있다.
● 트램(Tram)
이국적인 홍콩의 모습을 연출하는데 크게 기여하는 대중교통 수단이다. 일명 ‘뺑뺑이’. 전차와 같이 정해진 선로를 따라 시내를 달린다. 냉방시설이 없어 다소 더운 게 흠. 2층으로 돼 있어 홍콩 시내를 다른 시점에서 보는 재미도 있다. 뒤에서 타 앞으로 내리고 내릴 때 요금을 지불한다. 요금은 홍콩 달러 2달러(약 300원).
● 2층버스
홍콩의 대부분의 버스는 2층버스다. 실내가 청결하고 정류장에 노선 안내가 친절하게 돼 있어 이용하기 어렵지 않다. 빅토리아 피크에서 내려올 때 2층 맨 앞자리에 앉아보자. 양 옆으로 홍콩섬 남쪽과 북쪽이 내려다보이고 길이 구불구불해 그 어떤 놀이기구 못지 않은 짜릿한 스릴을 느낄 수 있다.
● 스타페리
홍콩섬과 주룽반도를 이어주는 배다. 지하철인 MTR이 빠르고 편하기는 하지만 도심 속 바다를 건너는 색다른 체험을 해볼 수 있다. 홍콩섬에서 주룽반도 심사추이 쪽으로 가는 스타페리를 8시경에 타면 바다 위에서 화려한 레이저 쇼를 구경하는 행운도 누릴 수 있다.
/최영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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