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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우리가 붙인 별자리의 이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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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우리가 붙인 별자리의 이름들

입력
2004.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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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의 저녁밥은 늘 늦다. 어른들이 논밭에서 늦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저물어 밭에서 돌아온 어머니가 저녁을 지을 동안 우리는 마당에 멍석을 깔고 저녁 먹을 자리를 마련한다. 멍석 옆에 모깃불도 피운다.주위는 점점 어두워지고 밤하늘의 별은 그대로 밥상에 쏟아져 내릴 듯 초롱초롱하다. 그 시절엔 은하수의 자잘한 가루까지도 헤아릴 만큼 눈이 좋았다. 저녁을 다 먹으면 형제들이 멍석에 누워 별을 바라보며 학교에서 배운 별자리를 찾아보기도 하고, 움직이는 별처럼 아주 천천히 밤하늘을 가로질러 떠가는 인공위성을 찾아내기도 한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것은 그때 우리가 붙인 별자리의 이름들이다. 지금의 골프채 같은 '곰배자리'도 있고, '새총자리'도 있고, '주전자자리'도 있다. 어떤 별자리는 너무 억지로 그림을 만들어 붙인 것이라 형제간에 말이 되느니 안 되느니 작은 다툼을 벌이기도 한다.

그럴 때 판정을 해준 사람이 아버지였다. 그때는 아버지의 말이라면 무엇이든지 바르고 옳게 느껴졌는데 돌아보니 나와 형이 다투면 내 편을 들어주었고, 나와 동생이 다투면 동생 편을 들어주었다.

이순원/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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