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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잡히는 경제용어/선의의 채무자에겐 야박한 용어 '모럴 헤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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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잡히는 경제용어/선의의 채무자에겐 야박한 용어 '모럴 헤저드'

입력
2004.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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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럴 해저드’(moral hazard)라는 용어 만큼 인간의 이기심을 잘 나타내는 말도 없습니다.화재보험 가입후 화재예방은 나 몰라라 하거나, 심지어 고의로 불을 내는 식이죠. 비용 절감을 위해 저급 원료를 사용하는 것도 마찬가지 사례입니다.

그래서 ‘도덕적 해이’라는 번역이 더 쉽게 와닿습니다. 사전적으로는 ‘상대편이 나의 행동을 파악할 수 없을 때, 상대에게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하는 것’이으로 풀이 됩니다. 이는 결국 정보 부재로 인해 생기는 현상이죠.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안다면, 상대에게 폐가 되는 행위를 몰래 할 수는 없을테니까요.

경쟁자나 국민들 몰래 각종 청탁을 하는 것도 이런 경우입니다. 때문에 신문고 제도나 인터넷, 소비자운동 등 정보를 원활히 소통시키는 시스템이 발전해야 하는 겁니다.

그런 ‘모럴 해저드’가 야박하게 쓰일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정부가 신용불량자 구제책을 내놓을 때마다 ‘모럴 해저드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쏟아집니다.

과도한 구제로 ‘안 갚아도 탕감받겠지’ 하는 심리를 조장해선 안되겠죠. 그러나 경기 불황 탓에 아기 분유값 대려고 빚 진 사람도 많습니다. 이럴 경우 사회통합을 위해서라도 국가는 어느 정도 부담을 덜어줘야죠. 모든 문제를 경제원리, 경제적 시각에서만 봐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때로는 사회학적 관점도 필요합니다.

/유병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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