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임헌정(51)이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이끈 지 올해로 15년. 그의 지휘봉 아래 부천필은 국내 최고 수준의 가장 사랑받는 오케스트라로 성장했다. 그는 “정말 좋은 단원들 덕분”이라고 말하지만 ‘그’가 없는 부천필은 상상할 수 없다. 그들은 존경과 신뢰로 뭉쳐있다.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임헌정의 취임 15주년 기념공연이 27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그의 지휘로 모차르트르의 ‘디베르티멘토’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를 연주한다.
부천필의 존재가 부각된 것은 1990년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당시 창단 2년째로 무명의 지방 악단이던 부천필은 기존 유명 악단들도 꺼리던 브람스 교향곡과 스트라빈스키의 작품을 훌륭하게 연주, 폭발적 관심을 모으며 당당하게 서울에 데뷔한다. 이후 신선한 레퍼토리와 다양한 기획연주로 음악계에 새 바람을 일으켜왔다.
특히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1999년~2003년)라는 국내 초유의 위업을 이룩함으로써 부천필은 정상의 악단으로서 지위를 굳힌다.
부천필은 계속 전진한다. 내년에는 교향곡 걸작들로 펼치는 ‘위대한 심포니스트’ 시리즈와 ‘모차르트 페스티벌’을 선보이고, 서울에서 했던 말러 전곡 연주회를 부천으로 옮긴 ‘말러 인 부천’(2009년까지)을 시작한다. 말러 탄생 150주년인 2010년과 서거 100주년인 2011년의 말러 페스티벌도 준비하고 있다.
임헌정은 연주자 특히 신동과 천재에 열광하고, 동시대의 창작곡은 외면하는 국내 음악계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창작ㆍ편곡 공모를 시작하고, 신인 등용문이 될 데뷔시리즈와 지휘자 오디션을 꾸준히 할 계획이다. 한국작품 개발을 위해 최근 상주작곡가도 모집했으나 아직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했다.
부천의 자랑이 된 부천필을 위해 부천시는 2009년까지 1,500석 규모의 부천필 전용홀을 지을 계획이다. 전용홀은 부천필이 새롭게 도약하는 지렛대가 될 것이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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