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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와 나]<18>박효성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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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와 나]<18>박효성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사장

입력
2004.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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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깨치자마자 처음으로 읽게 된 것이 신문이었다. 선친께서 한국일보 창간호부터 애독자이다 보니 자연스레 한국일보를 접했다.아침에 일어나서 처음 듣는 소리가 아버지의 '신문 가져와라'는 말씀이었다. 네 살부터 눈을 뜨자마자 한국일보를 집어오는 것으로 일과가 시작된 것이다. 선친께서는 한국일보를 한결같이 사랑하셨다. 아버지 하면 한국일보, 한국일보 하면 아버지가 떠오른다.

한국일보와 아버지와 관련된 이야기는 너무 많다. 무슨 얘기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벅차다. 때문에 50년 동안 살면서 나는 한국일보와 함께 했다. 나는 세상에 신문이 한국일보밖에 없는 줄로 알았다. 어렸을 때 다른 신문은 본 기억이 없다. 가끔 한국일보를 모아두지 않은 것이 후회스럽기도 하다. 보관을 했으면 얼마나 좋은 자료가 됐을까.

한국일보의 기사는 여전히 타지에 비해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사실 요즘 신문들은 차별성이 없다. 특별히 눈에 띄는 신문이 없다. 사업가로서 보자면 자기 PR시대에 맞게 한국일보가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해주었으면 어떨까 하고 생각할 때가 있다.

단순히 버스나 지하철에서 광고하는데 그칠 게 아니라, TV와 다른 언론매체에 광고비를 과감하게 책정하는 등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나아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자신의 시장가치를 높여 잠재적인 독자의 시선을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 과거 1등 신문에 대한 향수에서 빠져 나와 타지와 다른 부분을 강조한다면, 더 나은 신문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영원한 1등은 없는 법이니까.

법학을 전공한 뒤 건설회사에 다니다가 절친한 분의 권유로 영화 비즈니스에 연을 맺어 15년 째 워너브라더스 코리아에서 일하고 있다. 최근 '트로이'가 선전해 뿌듯하다. 기대작인 '해리포터 3'도 기다리고 있다. 1·2편은 비교도 안 될 만큼 재미있는 작품이다. 영화는 열과 성의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사업이다. 나는 도전적인 영화를 즐기고 마케팅과 영화가 조화를 잘 이룰 때 보람을 느낀다. 영화는 내 생활의 전부다. 극장에서 몇 번이고 한 영화를 반복해 보면서 어디에 강조점을 두어 마케팅을 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이럴 때에 한국일보는 평생독자인 나에게 좋은 파트너가 된다.

인터넷 시대를 맞아 예전처럼 사람들은 신문으로만 정보를 접하지는 않는다. 요즘 사람들이 가벼운 지식과 상식으로만 살다 보니 신문 의존도가 낮아진 듯하다.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고 할까. 하지만 나는 신문에서 보다 깊은 정보를 만난다. 인터넷보다는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신문을 보면서 정보를 얻는 편이다. 우리 회사의 영화가 기사화되면 열심히 들여다보고, 작게 나거나 비판을 받으면 그 이유는 무엇일지 꼼꼼히 따져본다. 세상을 바라보는 창구인 한국일보는 나의 또 다른 동반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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