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比, 이라크 인질구출 "줄타기"/美 눈치속 내달 철군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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比, 이라크 인질구출 "줄타기"/美 눈치속 내달 철군키로

입력
2004.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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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정부가 이라크 무장세력에 납치된 자국 인질 석방을 위해 납치범들의 철군 요구를 수용하는 듯하면서 한편으론 미국의 눈치를 보는 줄타기를 벌이고 있다.이 와중에 필리핀 정부는 인질 안젤로 드 라 크루즈(46)가 석방됐다고 발표했으나 그를 납치한 이라크 무장단체는 즉각 부인,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이그냐시오 분예 필리핀 대통령 대변인은 10일 "당초 일정대로 8월20일 51명의 이라크 주둔 병력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델리아 알베르트 필리핀 외무장관은 "이는 인질 사건과 관계 없이 내려진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CNN 방송은 "필리핀 정부는 인질사건 전 병력의 주둔 기간 연장을 검토해왔다"며 이를 입장 전환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AP통신은 "필리핀이 인질을 구하면서도 동맹국인 미국의 지지를 잃지 않으려는 생각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며 "필리핀 정부는 유엔 결의안 1546호에 따라 향후 파병문제를 검토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었다"고 다르게 풀이했다.

필리핀이 인질범들의 요구를 수용한다면 마드리드 테러로 병력을 철수한 스페인의 전철을 밟게 되며, 이럴 경우 필리핀군과 함께 필리핀 남부에서 이슬람 반군 소탕작전을 펼치는 부시 미 행정부로서는 외교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된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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