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출발은 좋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10일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친선 경기에서 이동국 최진철의 릴레이골로 2_0으로 승리, 첫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17일 중국에서 막을 올리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열린 이날 경기는 한국축구의 새로운 희망과 숙제를 동시에 안겨 주었다.
▲ 본프레레식 토탈사커
“모두를 만족시키는 축구”를 표방하는 본프레레 스타일은 빠른 패스를 바탕으로 강한 압박, 적극적인 공격이 특징이었다. 설기현 이동국은 전ㆍ후방을 가리지 않고 수비에 가담했다.
본프레레 감독은 최전방에 이동국 김은중 투톱을 세우고, 그 밑에 좌우 측면 미드필더인 설기현 정경호를 바짝 붙였다. 또 포백 수비라인의 양사이드에 포진한 이영표와 현영민의 오버래핑을 적극 유도, 공격력을 극대화했다.
본프레레 감독의 강도 높은 훈련으로 조련된 태극 전사들은 이 같은 공격대형에 힘입어 초반부터 주도권을 장악했다. 이동국이 경기시작 2분만에 선취골을 넣은데 이어 전반 41분 코너킥 세트플레이로 최진철(전북)이 두번째 골을 신고했다.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후반 이영표-정경호, 현영민-설기현으로 이어지는 수비수들의 공격 가담은 위협적이었다.
물론 첫 골을 넣은 뒤 긴장감이 떨어져 패스미스를 남발한 것이나, 긴 크로스패스와 센터링이 부정확해 여러 차례 득점 찬스를 놓친 것은 과제로 남았다. 또 최전방 투톱과 미드필더간의 섬세한 2대1패스를 통한 중앙 돌파를 거의 찾아볼 수 없어 공격 루트의 다양화도 요구됐다.
▲ 양날의 칼 포백수비
본프레레 감독은 이영표 현영민을 비롯, 최진철 이민성으로 포백 수비라인을 짰다. 그러나 포백은 공격에는 도움이 됐지만, 수비에서는 아찔한 상황을 몇 차례 초래했다.
우선 이영표와 현영민이 공격에 가담한 상황에서 패스 미스 등으로 역습을 당했을 경우 속수 무책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들간 협력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아 측면 돌파를 허용했고, 배후로 찔러주는 스루 패스 한방에 뚫려 골키퍼와 1대1 상황이 연출됐다.
최진철 이민성은 비교적 수비공백을 잘 커버했으나 스피드가 좋은 상대 공격수를 몇 차례 놓쳤다. 신문선 SBS해설 위원은 “본프레레 감독은 스피드와 공격을 중시하는 토털사커를 구사했다. 골결정력 등 문제점은 있지만 코엘류 전 감독 시절과 비해 선수들의 집중력이 높아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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