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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파리의 연인' 패션…곁들여 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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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파리의 연인' 패션…곁들여 입기

입력
2004.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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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에게 유리구두가 있다면 강태영에게는 볼레로가 있다. SBS 인기주말극 ‘파리의 연인’이 패션가에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여주인공 김정은(강태영 역)의 볼레로패션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여름철 멋내기의 필수 아이템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스페인의 민속복에서 유래한 볼레로는 가슴 바로 아래선까지 내려오는 짧은 재킷을 일컫는 말. 투우사의 재킷을 연상하면 더 쉽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김정은의 스타일링을 맡고있는 이연화씨는 “강태영 패션의 핵심은 볼레로”라고 말한다. “드라마 속 캐릭터가 털털하고 보이시(boyish)하면서 늘 동분서주하는 역할이다. 자연히 옷차림도 활동적인 캐주얼 중심이지만 캐주얼은 자칫 너무 평범하거나 성의없어 보일 수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가난한 집 딸이니 화려한 액세서리를 할 수도 없고 가방도 커다란 검정색 배낭 하나로 통일해야 했다. 고심끝에 캐주얼하되 여주인공의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극대화하면서 파리에 유학한 영화학도라는 배경도 살릴 수 있는 유럽감각의 스타일링을 살리는데 초점을 뒀다. 볼레로가 유일한 대안이었다.”

아직 초반이지만 드라마 속에서 김정은은 이미 무려 12벌에 이르는 볼레로를 입고 나왔다. 귀국한 뒤 시청앞에서 처음 박신양(한기주 역)을 만나는 장면에서도 티셔츠 위에 볼레로를 곁들였다. 기주의 도움으로 홍보실에 취직한 뒤 밤샘작업을 하고나서 아침에 화장실에서 세안을 하는 장면에서도 팔만 겨우 끼워넣은 듯한 면소재의 초미니 볼레로를 입었다.

사랑고백을 한 수혁을 달래는 장면에서는 초록색에 하얀색으로 테두리를 한 니트 볼레로가 선보였다. 주요 협찬 브랜드는 매긴나잇브릿지 DKNY 시슬리 앳지 등이다.

김정은표 볼레로 패션에는 공식이 있다. 헐렁한 티셔츠와 주머니가 주렁주렁 달려 와일드한 느낌을 강조한 카고팬츠 차림에 볼레로로 액센트를 주는 것이다. 볼레로는 안에 입은 티셔츠가 몸에 착 붙는 얇은 소재일 경우엔 허리선을 은근히 강조, 귀엽고 섹시한 느낌을 내고 풍성하고 긴 셔츠 위에서는 도시적이고 개성적인 세련미를 살려준다. 이연화씨는 “아주 평범한 옷도 볼레로가 곁들여지는 순간 굉장히 특이한 옷처럼 보이게 해주는 것이 볼레로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식 볼레로 패션의 인기는 백화점이나 명동 압구정동 등 패션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패션홍보업체 유끼커뮤니케이션의 이종수 실장은 “영캐주얼부터 숙녀 캐릭터 정장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최근 볼레로 상품을 내놓지 않은 곳이 거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특히 면이나 면 마 합성소재로 만든 초미니 트렌치코트나 재킷 스타일 볼레로는 숙녀 정장에서 가장 트렌디한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또 볼레로의 인기가 높아지다 보니 전통적으로 여름철 강세를 보였던 니트 카디건도 길이가 갈수록 짧아져 거의가 가슴선 바로 밑까지 올라온 것도 눈길을 끈다.

김정은식 볼레로 패션을 제대로 소화하려면 약간의 센스가 필요하다. 이연화씨는 “김정은은 체형적으로 거의 완벽하기 때문에 어떤 옷을 입어도 제대로 소화하지만 일반인이라면 통통할수록 볼레로는 짧게, 니트 카디건 보다는 톡톡한 면소재의 재킷 형태 볼레로를 매치하는 것이 위험이 적다”고 말한다. 허리선이 드러나는 것이 좀 부담스럽다면? 안에 입는 티셔츠를 좀 길고 헐렁한 것으로 고르는 것이 요령이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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