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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별난 맛-아이스라면 짬뽕냉면…더위먹은? 메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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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별난 맛-아이스라면 짬뽕냉면…더위먹은? 메뉴들

입력
2004.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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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와 장마가 뒤섞여 짜증을 더욱 키우는 탓에 입맛을 확 끌어당기는 음식 생각이 더욱 간절해 진다. 우선 생각나는 것은 계절음식인 냉면이나 콩국수. 하지만 몸이 찌뿌드드할수록 뭔가 색다른 것이 찾게 된다. 뭐 없을까.이런 사람들을 위해 지금 곳곳에서 ‘얼음나라의 잔치’가 펼쳐지고 있다. 아이스라면, 얼음냉면, 냉면짬뽕, 그리고 얼음그릇까지…. 더위를 한 순간에 날려버릴 만한 갖가지 묘안이 음식으로 표현된 것들이다.

라면에 얼음을 갈아넣고 짬뽕을 냉면처럼 시원하게 내놓는 가하면 심지어는 아예 얼음으로 만든 그릇이 나오기도 한다. 눈으로 먼저 냉기를 느낀 뒤 이어 한 입 맛보면 입안이 얼얼해지고 뱃속까지 으슬으슬해진다.

이른바 이들 신종 아이스 메뉴는 음식의 상식을 뒤엎으며 식탁을 ‘썰렁하게’ 만든다. 라면이나 짬뽕은 선선한 날에만 즐기는 뜨거운 음식이라는 고정관념도 옛날 얘기가 되어가고 있다.

짬뽕냉면-마담밍 (02)557-6992 선릉역 샹젤리제빌딩 뒷골목

짬뽕을 냉면처럼, 아니면 냉면을 짬뽕처럼 맛볼 수 없을까. 정통 중식당 마담밍은 이런 고민끝에 짬뽕도 냉면도 아닌 짬뽕냉면을 제공한다. 매우면서도 시원한 짬뽕냉면은 이 집이 5년전 오픈할 때부터 선보였던 계절 메뉴. 메뉴판에는 적혀 있지 않지만 해마다 여름이면 손님들이 찾아 온다. 얼큰하면서도 뼛속까지 차가운 맛을 못잊어서다.

불그스름한 짬뽕냉면 국물에는 자그마한 얼음덩이들이 송송 떠 있다. 도대체 씹어야 할 지, 아니면 마셔야 할 지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차가운 기운이 느껴진다. 이 집에서 특별히 만든 다대기를 듬뿍 넣어 먹는 것은 필수. 다대기를 국물에 풀면 맛이 얼큰해지는 만큼 색깔도 진해진다.

차가우면 면발도 탱탱해진다. 중국인에게서 요리를 배운 이 집 안주인 이정주씨의 표현대로 ‘면발이 선다’. 반죽 강도가 탱탱해선지, 아니면 차가운 육수에 잔뜩 움츠러들어선지 쫄깃쫄깃 씹힌다. 다 먹을 때까지도 면이 불지 않고 탄력을 유지하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얼큰시원한 육수는 짬뽕 국물이라기 보다 중국냉면 육수에 가깝다. 차이점이라면 땅콩소스 않는 대신 고추기름과 고춧가루, 다대기 소스가 들어간다는 것. 여기에 로초라는 중국식 소스와 식초가 추가돼 맛을 더해준다. 그래서 이름이 냉면짬뽕이 아니고 짬뽕냉면이다. 닭고기와 돼지뼈, 양파 대파 고추 등을 듬뿍 넣고 우려낸 육수는 영양도 만점이다.

새우, 해파리, 오징어와 주꾸미처럼 생긴 ‘베이비’ 등 해물은 중국냉면식 그대로다. 오이와 무순, 붉은 고추, 청고추도 곁들여 진다.

이 집은 베이징식과 쓰촨식 음식을 비교적 대중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는 중식당. 중국에서 가져온 ‘머리카락처럼 가늘다’는 의미의 해조류 발채를 사용한 발채유산슬 등 다른 집에서 맛볼 수 없는 메뉴들이 적지 않다.

얼음 냉면-장도리곰탕 (02)569-3032 서울 역삼동 차병원 뒷골목, 아이스리 (02)555-5213

살얼음처럼 얼린 냉면 육수나 얼음덩이도 믿을 수 없다. 그것만으로도 부족해 아예 얼음이 그릇으로 나섰다. 진국 곰탕으로 유명한 장도리곰탕에서다. 투명한 얼음 그릇에 담긴 냉면, 하얀 육수, 빨간 다대기와 녹색 야채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얼음나라에 와 있는 듯 하다.

얼음그릇은 4가지다. 하트, 크리스탈, 네모 4각형, 그리고 커다란 화채용 쟁반까지. 냉면은 물냉면과 비빔냉면 단 두가지. 고구마 전분을 사용, 새하얗고 가느다란 면발이 탄력있으면서도 부드럽다. 곰탕 국물에서 우려낸 냉면 육수는 진하다. 양파와 배 마늘 등 갖은 양념이 들어간 다대기로 비비는 비빔냉면은 새콤매콤하다.

얼음이 살며시 녹아 드는 것도 차가운 맛을 더 살려준다. 그래서 냉면이 담긴 얼음이 녹아내릴 때까지 기다리거나 녹여 먹는 손님들도 적지 않다. 냉면 가격은 7,000~1만원. 냉면 종류가 아니라 그릇 종류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만들기 힘든 얼음그릇일수록 비싸다. 하트 모양은 연인들이 특히 많이 찾는다.

얼음그릇 냉면은 주인 이장우씨가 개발했다. 골목 맞은 편에 있는 얼음조각회사 아이스리의 대표 이상효씨와 얘기를 나누다떠오른 아이디어를 메뉴로 내놓았다. 한국산 소나무로 전통미를 살려 리모델링한 실내 인테리어도 볼만하다.

아이스라면-미소라면 (02)765-7531 성균관대앞 대로변, (032)887-1730 인천 도화점

어느날 팥빙수를 쳐다 보다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라면도 팥빙수처럼 시원하게 요리할 순 없을까? 그래서 빙수를 갈아 넣기로 했다. 그 순간 아이스라면이 탄생했다.

최근 문을 연 일본식 생라면 전문점 미소라면에서는 요즘 아이스라면이 가장 잘 나간다. 시원하라고 여름 특선 메뉴로 개발해 내놓았는데 오히려 주방에 불(?)이 났다. 많게는 하루 200그릇이 나갈 정도로 주문이 폭주해서다.

아이스라면은 라면 위에 빙수가 얹어진다. 팥빙수의 빙수처럼 갈은 얼음을 라면위에 산봉우리처럼 얹어 놓는데 보는 것만으로도 으슬으슬해진다. 면발을 건져 씹으면 냉기가 그대로 이빨에 와닿는다. 고명으로 들어간 김, 오이, 당근 등도 마찬가지. 얼음이 녹아 내리면서 라면 국물 맛이 더 살아난다. 가격은 놀랍게도 1,000원. 오픈기념 계절상품이라 파격적으로 싸게 받는다.

그렇다고 비닐 봉지에 들어 있는 일반 인스턴트라면에 얼음만 갈아 넣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이 집 라면은 일본식 생라면이다. 일본사람들이 즐겨 먹는 라면처럼 면을 가게에서 바로 뽑는다. 면은 기름에 튀기지 않은 생면이다. 주인 윤영철씨가 일본에서 사온 기계로 면을 뽑아 하루이틀 저온숙성시킨 뒤 가장 쫄깃한 상태에서 식탁에 오른다. 국물소스도 직접 만들어 쓴다.

원래 일본라면은 기름기가 많아 느끼하거나 짭짜스름한데 이 집 라면은 한국사람 입맛에 맞췄다. 약간 매운 듯 새콤한 샐러드 소스가 들어간 샐러드라면과 고추장이 들어갔으면서도 차갑게 먹는 비빔라면도 이 집에서 맛볼 수 있는 차가운 라면들이다. 허전하다고 생각되면 꼬마김밥을 곁들여 먹는다.

역시 1,000원. 대표 메뉴인 얼큰이라면, 쇼유라면, 돈가스라면 등 일본식 생라면은 3,500~4,000원.

/글ㆍ사진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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