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홈네트워크 대중화 원년이다. 강남의 타워팰리스 같은 최고급 아파트에서만 시범적으로 구현되던 홈네트워크 서비스가 올들어 서울, 경기, 부산 지역의 일반 아파트에까지 구축되면서 점차 우리 생활 속으로 깊게 파고 들고 있다.현재 국내 홈네트워크 시장은 KT 컨소시엄과 SK텔레콤 컨소시엄이 양분하고 있는 상태다. 양대 컨소시엄이 주력하고 있는 사업 내용을 살펴보면 향후 일상생활 속에 자리잡을 홈네트워크 서비스의 모습을 예측해볼 수 있다. 하지만 두 컨소시엄이 주력하는 서비스에는 차이가 있다.
●KT컨소시엄 "콘텐츠 풍부"
우선 KT 컨소시엄은 ‘얼마나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것인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시청자가 정보와 오락을 얻을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또 TV를 수동적으로 시청하는 것에서 한걸음 나아가 시청자가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양방향 TV 등 두 가지가 주력 분야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아파트 거주자는 TV로 최신 영화와 인기 드라마를 VOD(Video On Demand) 형태로 감상할 수 있어 편리하다. 또 주민들끼리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아파트 단지내 상가에 인터넷으로 상품이나 먹거리를 주문할 수 있다.
KT 컨소시엄이 이 같은 서비스에 주력하게 된 것은 컨소시엄의 중심 회사인 KT가 메가패스로 대표되는 국내 최대의 초고속 인터넷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메가패스 전송망을 홈게이트웨이에 연결해 대용량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KT 컨소시엄은 이 같은 콘텐츠 서비스 제공이 사업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보고 있다. KT 컨소시엄 관계자는 “현재 아파트에서 사용되고 있는 일반 가전제품이 홈네트워크 전용 제품으로 교체되기까지는 5~10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홈네트워크 전용 제품이 대중화하기 전까지는 기존 가전제품을 통해서도 가능한 콘텐츠 제공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KTF, KBS, MBC, 삼성전자 등 46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는 KT 컨소시엄은 상반기에 서울, 경기 의왕시 등 6곳에 홈네트워크를 설치했고 올해 안에 15개 지역 700가구에서 이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SKT컨소시엄 "편리한 제어"
반면 SK텔레콤 컨소시엄은 ‘어떻게 편리하게 제어할 것인가’에 주력하고 있는 점이 다르다. 휴대폰 하나로 언제 어디서나 각종 가전제품을 제어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서비스의 양대 축은 ‘홈오토메이션’과 ‘홈시큐리티’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퇴근길에 자동차 안에서 휴대폰을 꺼내 집안의 에어컨이나 세탁기를 작동시킨다거나, 집을 비우는 사이에 도둑이 침입했을 경우 이를 휴대폰으로 확인하고 보안업체에 신고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홈오토메이션’을 연상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서비스인 셈이다. SK텔레콤 컨소시엄이 제어에 중심을 두게 된 이유는 이 컨소시엄의 주력 업체인 SK텔레콤이 이동통신 서비스에서 국내 최강의 위치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트워크의 중심이 휴대폰이다 보니 대용량의 콘텐츠를 전송하는 것보다는 ‘이동중 제어’에 초점을 맞추게 된 것이다. SK텔레콤 컨소시엄 관계자는 “제어 서비스야 말로 홈네트워크 서비스의 핵심 분야”라며 “가전제품이 급속히 임베디드용(인공지능 내장형)으로 바뀌면서 제어 서비스가 향후 홈네트워크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나로통신, SBS, LG전자,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40개 업체로 이뤄져 있는 SK텔레콤 컨소시엄은 현재 서울, 부산, 대전에서 홈네트워크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하반기에 서울, 경기 분당에서 서비스를 개통할 예정이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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