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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세이/아무도 안줍는 10원짜리 동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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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세이/아무도 안줍는 10원짜리 동전

입력
2004.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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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든 놀이터라면 아이들이 버리고 간 과자 부스러기와 비닐 등이 떨어져 있기 마련이다.아파트 내에 있는 놀이터이다 보니 경비원 아저씨들이 매일같이 새벽녘에 휴지를 줍고 모래를 고르게 하기 위해서 비질을 한다.

모래에 비질을 하는 경비원 아저씨를 처음 봤을 때 참으로 세심한 분이라는 생각을 했다.열 살 된 딸아이 눈에도 그렇게 비쳤는지 어느날 '구름'이라는 동시를 지었다며 읽어 주는데 깜짝 놀랐다.

'구름은 친구와 함께 돌아 다닌다/ 꼭 경비원 아저씨처럼…/ 경비원 아저씨도 우리를 위해 돌아 다닌다/ 경비원 아저씨는 꼭 구름을 따라 하는 것 같다'

매일 키 큰 빗자루를 들고 청소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놀다가 휴지도 버리고 껌도 바닥에 뱉고 아이스크림도 먹다 흘렸다는 아이는, 아저씨가 비질을 할 때마다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딸아이는 1년 전부터 그곳에서 동전을 주워 온다. 10원짜리 동전인데 아무도 주워가질 않는다는 것이다.

처음엔 꺼림칙해서 "뭐 하러 주워 오냐"고 했더니 "그럼 어떻게 해요, 휴지통에 버려요?"라고 되묻는 것이었다. "그걸 어떻게 할 거니"라고 물었더니 아이는 "어떻게 하긴, 저금통에 넣으면 되지요. 나중에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사서 경비원 아저씨와 친구들에게 나눠 줄 거에요"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길에 떨어진 동전은 재수가 없다며 줍지 않는 어른들의 그릇된 상식이 오히려 돈의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았나 싶었다. 버릴 것과 버리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올바른 생각을 심어 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땐가는 동전이 귀하다며 책상 서랍까지 뒤져서 '잠자고 있는 동전을 은행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걸더니 이젠 은행에서조차 천대를 한다고 하니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스럽다. '동전 하나쯤이야'하는 생각이 팽배해 있는 요즈음 세태이다 보니 시궁창에 차버릴지언정 줍는 아이를 보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사물의 중요함과 귀하게 여길 줄 아는 마음가짐이 우리들에게 부족한 게 아닌가 싶다. 얘기만 하면 부모들이 다 들어주는 요즈음 아이들의 가슴속에 남아 있는 건 무엇인지, 우리 어른들이 그들에게 주어야 할 것은 또 무엇인지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기도 하다.

/sanghi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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