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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가늠할 통계 부족하다

입력
2004.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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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흐름을 읽고 싶어도 판단할 지표가 절대 부족하다. 미국은 매일 1,2건의 통계가 쏟아져 나오지만, 우리나라는 일주일에 1,2개 고작이고 그나마 월말에 집중되어 있다." (한 애널리스트)"그린스펀 FRB의장이 보는 지표는 좀 부풀려 얘기하면 1만개쯤 된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 경제부총리나 한국은행 총재가 보고받는 통계는 100개나 될까. 경기전망이 자꾸 틀리는 것이 이런 통계부족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한 정부관계자)

체감지표의 취약

국내 통계 가운데 가장 취약한 쪽은 체감지표, 특히 소비자(개인) 체감지표다. 노무현 대통령도 6일 지표-체감경기 괴리문제를 언급하며 "고칠 것은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소비자체감경기 지표로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와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가 매월 발표된다. 시차를 두고 잠정·확정치로 나눠 공표될 만큼 정교하다. 이들 지표가 나올 때마다 월 스트리트는 한바탕 출렁댄다.

두 지표는 실제 FRB의 금리목표설정에 중대영향을 미친다. FRB는 자체적으로도 소비자 체감경기조사(비공개)를 실시한다.

우리나라에선 매월 공표되는 소비자체감경기 지표는 통계청 '소비자전망조사' 하나다. 한국은행과 삼성경제연구소도 같은 조사를 하지만, 매월 아닌 분기마다 실시하고 있다.

기업체감경기지표(BSI)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은행이 매월 BSI를 조사하며, 전경련과 기협중앙회가 각각 대·중소기업 BSI를 발표한다.

미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BIS는 IMS지수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으로 나눠 월초 발표된다. 그러나 시카고PMI지수, 뉴욕FRB의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 필라델피아 FRB의 제조업지수 등 지역마다 정교한 BSI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시기의 편중

미국의 경기통계는 한달 내내 끊임없이 발표되지만 우리나라는 월말에 몰려 있다. 산업활동 국제수지 수출입 소비자·생산자물가 등 핵심 통계들이 월말∼월초 일주일 동안 집중 공표된다. 한 애널리스트는 "월중에 참고할 만한 지표는 소비자전망과 실업률 정도 뿐"이라며 "월말이후 다음달 월말까지 시장은 사실상 경기판단의 공백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산업활동동향에 포함되는 생산 소비 투자 건설 선행·동행지수 등 경기지표들을 지금처럼 한꺼번에 몰아서 발표할 것이 아니라, 먼저 집계되는 순서대로 공개함으로써 시장에 대한 정보의 속보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은 관계자는 "통계조사가 반드시 정부 전유물은 아니며, 차제에 관련협회나 대학, 연구소 등 민간부문에서도 권위있는 지표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시건대지수 ISM지수 컨퍼런스보드지수 시카고PMI지수 등 미국의 대표적 체감경기지표는 모두 민간부문이 조사·발표하고 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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