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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비아그라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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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비아그라 분쟁"

입력
2004.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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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6일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의 특허권 인정을 거부함으로써 미국 등 지적재산권 선진국과 중국 당국 간에 의약품 특허 등을 둘러싼, 한치 양보 없는 힘겨루기가 본격화했다.미국과 유럽연합은 비아그라 사태를 계기로 다각적인 대중 무역보복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등이 분석했다.

중국의 국가지적재산권 당국이 이날 특허효력 무효를 결정한 '실데라필 구연산염'은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2011년까지 미국 내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비아그라의 핵심 성분이다. 중국 당국은 구체적으로 특허권 불인정 결정의 근거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중국 특허법 상의 특허 인정 요건인 '신기성(新奇性)'이 결여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연히 실데라필 구연산염의 특허권 보유로 막대한 이익을 구가해오던 화이자 측은 "극도로 실망했다"면서 법적 대응 의사를 표명했다. 화이자는 중국시장에서 복제제품의 도전에다 중국 당국의 광고 규제 속에서도 한 알 당 제조원가가 1위안에 불과한 비아그라를 98위안에 팔아 매년 10억 위안(약 1억2,00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는 다국적 제약업체의 시장 잠식과 특허권 인정 압력에 시달려온 국내업계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 내에는 현재 15개 이상의 제약회사가 실데라필 구연산염을 제조할 능력을 갖고 있고 이 중 6개사는 이미 시판 준비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법원은 지난해 화이자의 특허 소송에도 불구하고 웰만 제약의 발기부전 치료제 '웨이거(偉哥·강한 남자라는 뜻)'의 시판권을 인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등은 중국의 이번 결정이 단지 비아그라라는 단일 상품의 차원이 아니라 지적재산권 전반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간주하는 듯하다. 특히 대중국 무역적자로 고전하고 있는 미국 등은 중국이 지적재산권 인정을 전제로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점 등을 들어 중국산 의약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부과할 기세다. 비아그라가 자칫 중국 대 서방 간 무역분쟁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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