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네티즌들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인터넷 세상은 물론 오프라인에서조차 숱한 화제를 낳고 있는 네이트닷컴(nate.com)의 싸이월드 서비스. 알고 보니 싸이월드는 여성 기획자의 작품이었다.현재 NHN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람(사진ㆍ32) 커뮤니티 팀장이 그 주인공. 앳된 외모의 이 팀장은 1999년 동아닷컴에 첫발을 디딘 뒤 인터넷 커뮤니티 기획자로 활동해 왔다. 같은 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들이 모여 만든 싸이월드 창립 멤버로 참여해 서비스 기획을 했으며, 지난해 6월 NHN으로 자리를 옮겨 네이버 포털의 커뮤니티 서비스 개발과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싸이월드의 성공 비결 중 하나가 여성 네티즌의 취향을 노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는데요.
“아기자기한 메뉴와 발랄한 이미지, 남들과의 상호관계를 중시하는 구성은 남성보다 여성이 좋아하는 내용이기는 하죠. 그렇다고 처음부터 여성을 타깃으로 삼았던 것은 아니에요. 싸이월드 하면 떠오르는 ‘미니미’ 서비스나 ‘마이룸’ 서비스는 처음에는 개인 프로필에서 시작한 것인데, 스스로를 예쁘게 꾸미기를 좋아하는 여성 네티즌들의 관심을 사게 됐고, 아바타처럼 사고 팔 수 있게 되면서 싸이월드를 먹여 살리는 서비스가 됐죠.”
-그럼 싸이월드 서비스를 만들 때 고려했던 주안점은 무엇입니까.
“경쟁사 서비스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얘기할 수는 없고요. 그때나 지금이나 커뮤니티 서비스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디지털 자산’(Digital Asset)이라는 개념이죠. ‘1촌’, ‘2촌’하는 인맥 서비스도 그래서 나온 거구요.”
-개념이 좀 어려운데, 인맥 서비스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겁니까.
“인터넷에 나를 축적해 놓는다고나 할까요. 채팅 서비스가 한창인 시절, 인터넷은 낯선 사람들과의 대화 창구였어요. 현실의 나와 인터넷 속의 내가 다른 경우가 많았죠.
하지만 유행하는 미니홈피나 블로그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보입니다. 내가 사는 이야기를 하고, 내가 어떻게 사는지 찍어서 올리고. 그러면 1촌ㆍ2촌 친구들이 답 글을 달아주고. 현실에서 추억이 켜켜이 쌓여 ‘나’라는 사람을 구성하듯이, 인터넷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웹 아이덴티티’(Web Identity)라는 것이 생겨나죠.”
-그럼 미니홈피 이후 차세대 커뮤니티 서비스는 무엇입니까.
“저는 블로그를 택했어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자기 자신을 대표할 수 있는 웹페이지를 가지는게 제가 내다보고 또 목표로 하는 커뮤니티 서비스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여러 사람들이 함께 모이는 ‘네이버 카페’ 서비스를 만들었구요. 그 다음은…계속 연구 중입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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