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희망사항은 아마도 저점매수와 고점매도에 대한 시점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일일 것이다. 지금 현금을 들고 있는 투자자라면 주식을 가능하게 싼 가격에 사길 바랄 것이고 이미 주식을 사서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가능한 한 그 주식을 높게 팔기를 원할 것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는 쉬운 일이 아니며, 설령 한 번 운이 좋아 고점과 저점을 정확하게 짚어냈다 하더라도 이를 두 번, 세 번 연속해서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래서 어떤 이는 차라리 고점을 경신하는 주식을 추격 매수하며 저점을 깨고 내려가는 주식을 즉시 매도하자는 반대되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렇게 저점매수와 고점매도가 불가능하다면 어떤 투자전략이 필요한 것일까? 너무나 흔한 이야기가 될 수 있겠지만 철저하게 분할매수와 분할매도를 고려하는 것이다. 증시격언 중에 있는 "생선의 머리와 꼬리는 고양이에게 줘라" 또는 "황소도, 곰도 돈을 벌지만 돼지는 돈을 못 번다"는 말도 동일한 교훈을 준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기술적 분석에서 추세의 상단과 하단은 확인을 위한 영역이니 섣부른 매수와 매도는 자제하라는 말이다. 즉 예측에 의한 주가의 단정보다는 사전에 설정한 계획에 따라 점차로 매수강도를 높이는 한편 매도에 있어서도 자신이 설정한 고점 근처라고 파악되면 서서히 팔기 시작하라는 뜻으로 이해된다.
그러다 보면 추세의 처음부터 끝까지 최대한 매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이렇게 분할매수와 분할매도를 통한 매매가 추세의 고점과 저점의 예단하고 매매하는 것보다 결과적으로 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등락에 초조해 하다 보면 불필요한 매매를 하게 되어 결국 패배의식에 사로잡히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매매방식은 가치투자나 기술적 분석에 의한 매매에 모두 해당되는 것으로서 주식투자에 있어서 자신이 취할 부분을 확실히 하고 그 이외의 부분은 다른 투자자의 몫으로 양보하는 넓은 마음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하반기 국내경기의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증시의 고점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항상 시장과 함께 나눠 갖는 자세를 잃지 않는다면 시장의 공포와 탐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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