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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기사들 "쌓인다, 쌓여"/운행거리 길어지고 노선 복잡 시민들 불만에 "동네북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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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기사들 "쌓인다, 쌓여"/운행거리 길어지고 노선 복잡 시민들 불만에 "동네북 신세"

입력
2004.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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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이 복잡해져서 노동강도가 높아지고 시민들이 쏟아내는 불만의 소리까지 들어야 하니 정말 못해먹겠습니다."서울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후 시민들에 이어 버스 운전기사들이 "너무 힘들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연일 교통체증을 겪어야 하고 서울시의 '강권'으로 버스배차시간을 정확히 지키느라 운행거리가 길어져 화장실 갈 시간 조차 없다는 아우성이 터져나오고 있다.

급기야는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 7일 기사들의 노동강도를 낮출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파업을 불사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날 파업을 일단 유보했지만 실제로 파업에 돌입할 경우 교통체계 개편에 따른 혼란과 맞물려 교통대란이 우려된다.

노조측은 노선별 운행특성을 무시한 채 시와 버스업체들이 운전사들에게 하루 293㎞이상 운행할 것을 요구하는 것에 가장 큰 불만을 보이고 있다. 개편 이후 수익향상과 시민편리를 위해 당국이 불합리한 업무량을 강제한다는 게 운전기사들과 노조의 주장이다.

지선버스 운전기사 신모(43)씨는 "하루에 한 노선을 3바퀴 도는 것도 힘들었는 데 이번 개편 이후 버스업주가 5바퀴까지 돌라며 할당량을 올려놓아 밥을 굶어가면서 운전을 하고 있다"며 "당장 파업이라도 해서 부당한 노동력 착취와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조합측은 "서울시 공무원들이 책상에 앉아서 연필과 자만 갖고 노선을 만들어놓아 기사들이 이래저래 고생하고 있다"며 "교통수요와 지역적 특성을 계산하지 않고 급조한 교통개편의 부작용을 시민들과 버스노동자들이 뒤집어 쓰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시측은 조합의 반발이 이해가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서울시 대중교통과 황보연 팀장은 "개편을 앞두고 올 임금을 11.5%나 올려 주는 등 노동환경개선을 위해 시가 적극 노력했는 데 이제 와서 딴 소리"라며 "2일에는 노조측에서 직접 시를 방문해 운전기사들이 운행속도가 빨라졌다며 좋아하고 있다고 반색했는데 갑자기 파업하겠다니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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